10일 낮 서울 G20 정상회의장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1층 오른쪽 로비의 대형 TV 앞에 검은 안경을 쓴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G20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들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설치한 72인치 대형 TV에는 시판 중인 3D TV보다 화질(畵質)이 50% 정도 향상된 영상이 쏟아지고 있었다. 3D TV로 가야금 연주 장면을 본 이재우(회사원)씨는 "마치 콘서트장 안에 앉아 있는 것처럼 생동감과 선명함이 인상적이다"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과학 한국'의 위상을 보여주는 첨단 과학 기술들이 G20 개막에 맞춰 선보이고 있다. G20 각국 정상들은 물론 취재진과 정부 관계자, 관광객들을 통해 과학 한국의 대표 기술들이 지구촌에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코엑스 1층 로비에 등장한 3D TV 기술은 단순한 화질 개선을 넘어 기존 2D TV 사용자들이 겪을 수 있는 불편을 해소한 세계 최초의 기술이다.
이 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허남호 박사팀이 컴퓨터 동영상 압축 방법을 응용, 2D TV에서도 3D 전파를 온전하게 화면에 보여주는 데 성공해 현실화됐다. 3D 전파를 2D TV에 구현하면 나타났던 화면 분할 현상을 없앤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전력선이 필요 없는 '가로등 솔라LED'로 G20 회의장인 코엑스를 수놓고 있다. 낮 동안 태양광 발전으로 전기를 축적해 콘센트 없이 밤에도 거리를 환하게 비춰 주는 것이다. 또 무선통신 원격제어를 이용해 솔라LED가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할 수 있으며 감시 카메라를 장착해 보안 기능도 갖췄다.
KAIST는 에너지 고갈을 해소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창안한 전기(電氣) 자동차를 선보였다. 전기차의 약점은 동력원이 되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로 주행 거리가 짧다는 데 있는데 KAIST는 전기차가 도로를 달릴 때 도로 아래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을 고안해 냈다. KAIST 서남표 총장은 "온라인 전기차가 상용화되면 처음 제작한 한국의 국가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폭발 위험성이 있는 방사능 물질을 탑재한 차량을 검색할 수 있는 '방사능 게이트'를 코엑스 주변에 설치해 G20 참가국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방사능 게이트가 탐지할 수 있는 방사능량은 30μCi(마이크로큐리)로 의료 검진용 X선 촬영에서 나오는 방사능의 10분의 1 남짓하다. '방사능 게이트'로 테러 위험이 없는 무결점 G20 정상회의 진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창경 차관은 "선진국 기술을 추격하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성과물을 내놓고 있다"며 "이번 G20 정상회의에 선보인 기술들이 세계 곳곳에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