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11일 개막하는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와 관련 "개발도상국에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개발도상국들이)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국제 사회가 함께 도와주자"면서 이번 서울회의에서 개발도상국 지원문제를 G20 의장국인 한국이 주도하는 주요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식량·의료 지원 등 일회성 구호사업뿐 아니라 경제 성장 경험을 전수하는 방법 등을 통해 개발도상국들이 스스로 빈곤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G20이 앞장서자는 합의를 도출하겠다는 뜻이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개발도상국 지원 의제를 서울 정상회의에서 '코리아 이니셔티브(Korea Initiative)'라는 이름으로 채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1일 가진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이번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 지원문제를 한국이 주도하는 주요 의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달 말 제5차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이 대통령이 회의 관련 자료를 검토하고 있는 모습.

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개발도상국 지원은) 공정한 세계 경제 질서, 공정한 지구촌을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정상회의의 의미에 대해서는 "앞으로 세계 경제를 좌우할 의제들을 조정하고, 합의를 이끌어내는 막중한 임무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또 "서울 정상회의 개최를 통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 질서를 주도적으로 이끄는 나라로 한 단계 도약하게 됐다"면서 "지혜로운 사람과 지혜로운 나라는 기회를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이 역사적인 기회를 우리 세대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 또 그다음 세대까지 물려줄 수 있는 최고의 자산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G20 정상회의는 미국영국, 캐나다 등 G7(주요 7개국) 국가에서 열렸지만 서울 정상회의는 선진국이 아닌 나라에서 열리는 첫 회의이며 아시아 국가에서도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서울 정상회의의 주요 의제로 ▲환율 갈등 조정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금융기구 개혁 ▲개발도상국 개발 지원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G20 정상회의를 열흘 앞둔 1일 부산 국제연안여객터미널 앞바다에서 남해해양경찰청 소속 특공대원들이 해상테러에 대비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의제로 꼽은 환율 갈등 조정에 대해서는 "지난달 경주 G20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세계 모든 나라가 부정적으로 생각했던 환율문제에 대해 '시장 결정에 따르는 환율제도(각국이 외환시장 개입을 최대한 자제하는 것)'에 합의해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 의제에 대해서는 "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때 2만여개 기업이 부도가 나고 100여만명의 실업자가 생기는 아픔을 겪었다"면서 "위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세계가 협력하여 튼튼한 글로벌 금융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각 나라가 일시적 외화 부족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몰릴 경우 국제 공조를 통해 신속히 도움을 주는 협력체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국제금융기구 개혁 의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IMF는 선진국 중심으로 운영돼 왔지만 이제는 대한민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각 나라의 실력과 규모에 맞게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금융 안전망 구축과 국제금융기구 개혁에 대해 이 대통령은 "1998년 외환위기 때 우리는 IMF의 금융 지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지만, 너무나 무리한 조건을 강요받았다"면서 "(IMF개혁은) 정말 뜻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G20의 경제적 효과가 30조원이고, 홍보 효과는 월드컵의 4배라는 전망도 나왔다"면서 "이 모든 것이 우리 국민의 피와 땀으로 이뤄낸 것이기 때문에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