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와 9월 산업생산 동향은 하반기 이후 성장 감속(減速)이 예상보다 더 심각하다는 우려를 낳게 했다. 이같은 지표 부진이 예상된 결과이기는 하지만, 성장률 하락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걱정스런 눈길을 아예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게다가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펼쳤던 각종 부양책을 정상화시켜야 하는 시점에서 성장 둔화는 각종 정상화 조치를 제약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커, 거시경제정책 전반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번주 역시 경기 상황에 포커스가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경제전망이 발표된다.

◆ 소비자 물가 3% 중반 예상..통화당국 입지 좁혀들 듯

이번주는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이 한 주의 시작을 연다. 1일 발표되는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대략 3.4~3.6%(전년동월비) 가량을 나타냈을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 지난달 3.6%와 비슷한 궤적을 그리며 하반기 물가불안 우려를 지속시킬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달 배추, 무 등 채소류 가격이 지난 9월보다는 안정되기는 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에 물가에 대한 부담을 가중시켰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물가불안은 당장 통화당국의 입지를 좁힐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전세계적인 환율 갈등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국은행 금통위로서는 11월 기준금리 결정을 두고, 성장둔화 추세와 물가불안 사이에서의 외줄타기를 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에서는 최근 물가불안에도 불구,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9%로 중기 물가관리목표치(3%)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본지와 만나 "물가만 보고 외골수로 정책을 할 수 없다"면서 "여러가지 요인을 감안해 종합적으로 판단해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그린북' 등 경기진단 발표..경제수장 '입'에 주목해야

이밖에 오는 4일에는 기획재정부의 경기인식을 보여주는 '11월 최근 경제동향 (일명 그린북)'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의 '11월 경제동향'아 발표된다. 최근의 경기회복세 둔화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최근의 성장둔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올해와 내년 각각 6%와 5%의 성장을 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또 지난달 그린북에서 '환율불안'을 경기불안 요소로 지목했던 정부가 G20 경주회의 이후 대외 부문 불안에 어떤 입장을 나타낼지도 주목해야 한다.

오는 3~4일 국회에서 이뤄지는 경제분야 대정부 질의도 주목해야 한다. 서울 G20정상회의를 앞두고, 환율 불안, 경기둔화 추세 등 각종 경제현안에 대한 의원들의 질의에 윤증현 재정부 장관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2일 저녁 매경이코노미스트 클럽 만찬 강연을 한다. 해외자본 유입 조절 방안과 물가불안, 성장감속 등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 총재가 말문을 트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어 어떤 발언을 내놓을 지 집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