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자동차·패션 등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인 '럭셔리펀드'가 수익률에서도 명품(名品) 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올 들어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소비가 살아나고, '환율전쟁'으로 아시아 지역 통화가 강세를 보인 덕을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적 명품 브랜드를 보유한 기업들이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무기로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 럭셔리펀드 수익률도 명품
26일 증권 데이터베이스 전문회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럭셔리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6.45%에 달한다. 금융·원자재·농산물·그룹주 등 특정 산업군에 투자하는 '테마펀드' 가운데 가장 높다. 최근 온스당 1400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 금값 상승 수혜를 누리는 금펀드(연초 이후 20.36%)나 기상이변으로 인한 가격급등 덕을 보는 농산물펀드(19.42%)를 앞서는 성적이다.
럭셔리펀드가 투자하는 기업이 주로 미국·유럽 등 선진국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부진한 선진증시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MSCI세계지수'는 올 들어 5.2% 상승에 그쳤고, 'MSCI유로지수'는 3% 하락한 상태다.
펀드별로 한국운용의 '한국투자럭셔리증권' 펀드는 올 들어 30.79% 수익을 내고 있다. 금융위기 여파로 3년 수익률은 여전히 마이너스이지만 최근 2년간 수익률은 60%에 달한다. IBK자산운용의 'IBK럭셔리라이프스타일자' 펀드, 우리자산운용의 '우리글로벌럭셔리증권' 펀드도 20% 넘는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 비슷하지만 다른 투자 대상
럭셔리펀드는 테마 특성상 미국이나 유럽 지역에 있는 기업 투자 비중이 절대적이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4개 럭셔리펀드는 공통으로 루이비통의 모기업인 LVMH에 펀드 자산의 10% 가까이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는 1987년 명품 가방 회사인 루이비통사와 코냑회사인 모에헤네시사의 합병으로 탄생한 회사로 크리스찬 디올, 지방시 등 유명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또 까르띠에를 비롯해 몽블랑·피아제 등으로 유명한 리치몬트, 1941년 뉴욕에서 가방사업을 시작으로 보석·의류·선글라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한 코치, 구찌의 모기업인 PPR, 자동차 브랜드인 BMW·폴크스바겐 등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다.
반면 IT(정보기술)나 명품 서비스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한국투자럭셔리증권' 펀드와 '에셋플러스글로벌리치' 펀드는 애플이나 구글 등 미국의 IT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있다. 또 '우리글로벌럭셔리증권' 펀드는 부유층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운용회사인 노던트러스트와 카드사인 비자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다.
◆ 세계 소비회복에 환율 덕도
럭셔리펀드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벌이는 건 소비회복으로 명품 소비가 늘면서 명품 브랜드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LVMH는 프랑스 증시에서 올 들어 주가가 44.7% 상승했고, 리치몬트와 스위스의 시계 회사인 스와치도 5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글로벌경기 회복이 이어지면서 세계 최대 소비국인 미국의 개인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고, 유럽지역 명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어 전망도 긍정적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소비지출 능력이 커지고, 통화 강세(환율하락) 덕분에 이 지역 매출 비중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2007년 21% 정도였던 명품제조 기업들의 아시아지역(일본 제외) 매출 비중이 2009년 26%로 늘어났다"며 "2013년에는 33%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환율전쟁'으로 인한 달러 약세는 미국 소비자의 구매력 약화로 이어져 명품 브랜드 기업에 부정적이지만 아시아지역 통화 강세는 최근 새로운 명품족으로 급부상하는 중국인들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장춘하 연구원은 "명품 관련주는 통상 경기가 위축될 때 주가 약세 전환 시점이 한발 늦고 경기가 회복될 때 주가 상승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