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동안 경주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 결과를 놓고 주식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조성해 왔던 환율전쟁이 수습국면으로 이어지도록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중재로 신흥국들은 통화가치의 점진적 절상을 용인하기로 했고, 대신 국제통화기금(IMF)의 지분확대로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일정 부분 확보했다. 구체적인 합의안이 도출된 것은 아니었지만 시장으로써는 나쁘지 않은 결과라는 평가다.
◆ 급한 불 껐다..불안감 사라질 것
주식시장은 일단 무역분쟁으로 치닫던 환율전쟁이 일대 고비를 넘긴 것을 다행으로 여기고 있다. 미국의 추가양적완화 조치로 인한 글로벌 달러약세 기조를 신흥국이 인정하기로 한만큼 향후 불협화음이 날 여지는 없어진 셈이다.
합의대로라면 당분간 환율은 이번 합의 문구대로 `시장 결정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달러약세 추세는 당분간 유효할 전망이다. 시장은 지금의 추세를 인정한데 따른 조치라며 시장의 불안정성이 제거됐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상징적 선언에 그쳐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면서도 "하지만 이번 회담을 계기로 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한 숨 돌릴 수 있어 주식시장의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 진단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이 G20 의장국으로서 선진국과 신흥국 양쪽에 대한 적극적 중재활동으로 IMF개혁 합의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둔 것"이라 평가했다.
◆ 외국인 매수 기대..수혜주는?
글로벌 달러약세 추세가 진행된다면 신흥국 통화인 원화는 차츰 그 가치가 절상될 수밖에 없다. 수출기업들로서는 뼈아픈 결과이겠지만 주식시장으로선 추가 외국인 매수를 기대할 수 있어 나쁘지 않은 결과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현재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지난 2005년을 100으로 할 때 82.2 수준으로 아직 저평가 상태다. 이를 근거로 한다면 환차익을 노린 외국인 매수세가 아직은 유효하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원화강세 기대로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의 관심도는 재차 확대될 것"이라 내다봤다. 결과적으로는 외국인 수급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에 투자관점은 달러약세, 그리고 신흥국 통화 강세에 맞춰야 한다는 조언이다. NH투자증권은 "에너지와 소재 업종의 상승 모멘텀을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고 위안화 절상으로 중국내 소비여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 내다봤다.
◆ 예상했던 결론.."기대감 버려야"
이번 결과에 대해 환영 일색인 건 아니다. 이번 회의에서 구체적 안이 나온 것은 아닌 탓에 과도한 기대감을 갖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나왔다. 사실상 선진국을 구제하기 위한 조치로 신흥국이 여기에 장단을 맞춰준 것 아니냐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사실상 이번 경주 회의의 승자는 선진국"이라며 "신흥국이 얻은 IMF 지분 확대는 큰 병을 주고 작은 약을 받은 것"이라 평가했다.
이정도 안은 이미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됐을 것이란 진단도 제기됐다. 이에 근거한다면 결과적으로 이번 회의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시장은 2주째 횡보세"라고 강조했다. 뉴스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초연한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