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시장에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채권의 주요 공급원이자 시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존재다. 국채를 평소보다 많이 공급할 수도 있고 중간에 물량을 흡수하기도 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매달 말일에 기획재정부에서 발표되는 다음 달의 국채 발행계획에 촉각을 곤두 세우고 발행 당일(매주 월요일)과 조기상환일을 앞두고는 눈치보기가 치열해진다. 물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일은 두말 할 나위가 없는 채권시장의 최대 이벤트다.

국채란 정부가 나라살림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국회의 의결을 거쳐 발행하는 채권을 말한다. 세수 마련과 함께 자원분배, 경제 안정 등의 정책 목표가 함께한다. 주택법에 따라 강제로 발행되는 국민주택채권 1ㆍ2종 같은 첨가소화부채권도 국채에 해당된다.

정부 각 부처는 한 해의 예산 요구서에 국채 발행계획을 포함하여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제출한다. 기획재정부는 이를 해당부처와 협의한 후 국채발행 계획안을 작성하고 국무회의에 상정해 심의 절차를 거친다. 국무회의 심의 후 대통령의 재가를 얻으면 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다. 국회 상임위 심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심의된 후 정부에 통보되면 그 때 비로소 정부의 국채발행 계획이 발표된다. 한 해의 국채 발행 규모가 새해 예산안이 나오는 연 초에 정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국회에 사전 보고를 통해 이를 초과해서 발행할 수 있다. 지난 1월에 발표된 올해의 국채 발행규모는 총 77조7000억원인데 정부는 국채 만기 분산을 위해 이를 늘릴 수도 있다는 뜻을 내비췄다. 지난 달 27일에 국채 20년물 입찰에는 예정금액 7000억원을 크게 넘어선 9005억원이 낙찰돼 발행됐다.

국채 입찰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까지 20분간 이뤄진다. 매월 첫째 주부터 넷째 주까지 각각 3년물, 5년물, 10년물, 20년물이 대상이다. 발행 물량은 전달 말일에 미리 정부가 공지하고 낙찰금리에 따라서 발행 예정 물량이 초과하기도 한다.

입찰 방식은 국채 발행을 대행하는 한국은행과의 핫 라인인 BOK-Wire를 통한 전자입찰방식으로 이뤄진다. BOK-Wire에 접속해 입찰 금리와 금액을 적으면 된다. 입찰 결과, 낙찰 되면 발행 당일에 BOK-Wire를 통해 인수자금이 증권예탁원에 통보되고 계좌대체가 이뤄져 국채가 해당 금융기관으로 넘어오게 된다. 그 때 비로소 입찰과 발행이 마무리되는 것이다.

금리 결정 방식은 기존의 단일금리 결정방식(Dutch)에서 복수금리 결정방식(Conventional)을 가미한 새로운 방식을 지난해 9월부터 적용했다. 높은 금리 순으로 탈락시키고 낙찰된 금액 중에서 가장 높은 금리로 전체 낙찰 금리를 결정하다보니 낮은 금리로 입찰에 응한 국채전문딜러(PD)들도 혜택을 입는 등의 폐단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들은 낮은 금리를 통해 유통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해 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즉, 단일금리 결정방식에서 오는 문제점을 막기 위해 복수금리가 인정되는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