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상속·증여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태광그룹의 이호진(48) 회장은 재계(財界)에서 조용한 '은둔형 오너'로 불린다. 재계 순위 40위권의 그룹을 이끌고 있지만 전경련 회의 등 공식석상에 일절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이 회장은 대원고와 서울대 경제학과(81학번)를 졸업했다. 이 회장의 대학 동기들은 그를 '조용하고 눈에 잘 띄지 않는 친구'로 기억한다. 술을 잘 못해 여러 사람과 어울리는데 한계가 있었고, 고등학교 동창회에도 잘 나오지 않을만큼 눈에 띄는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가 코넬대에서 MBA를 취득하고, 뉴욕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유학 후 돌아와 1993년 흥국생명 이사로 그룹 경영에 첫 발을 내디뎠다.

아버지인 이임룡 회장이 작고하면서 1997년 35세의 나이에 태광산업 사장이 됐다.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한 석유화학과 흥국생명 등 금융업이 주력이었던 태광그룹은 이후 유선방송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회장은 공격적 확장을 계속해 나가면서 그룹을 키워나갔다. 태광은 지난해 케이블방송사 큐릭스를 약 4000억원에 사들이면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0) 업계 1위로 올라섰다.

현재 태광그룹은 태광산업을 모태로 흥국생명·증권, 티브로드, 티시스, 한국도서보급 등 유화·섬유, 금융, 방송 등 3개 분야에 총 5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 회장은 검소하고 소탈한 성격의 소유자로 알려져있다. 서울 장충동 그룹 사옥도 옛 동북고등학교 6층 건물을 개조한 것으로 벌써 4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다. 이 회장은 물론 계열사 사장들도 해외 출장 때는 이코노미석을 주로 탄다고 한다. 지인들은 그가 평소 검소한 생활을 해왔던 아버지 이임룡 회장의 엄한 교육을 받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있다.

이 회장은 롯데가(家)의 사위다. 부인 신유나(42)씨가 롯데 신격호 회장의 동생인 신선호 일본 산사스식품 회장의 맏딸이다. 이기택 전 민주당 총재가 그의 외삼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