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자동차 업계의 화두는 전기차다. 지구온난화와 에너지난을 완화하고, 높아지는 환경규제 장벽을 넘기 위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경쟁적으로 전기차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20년 세계 자동차시장의 50%는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 차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전기차 관련 뉴스도 쏟아진다. 전기차, 하이브리드 전기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온라인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차에 대해서 웬만큼 안다는 사람들조차 뭐가 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친환경, 탈(脫)석유시대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의 'A부터 Z까지' 알아본다.

지난 1일 프랑스 파리 모터쇼에서 사브(Saab)의 한 직원이 자사의 전기차'ePower'를 충전하고 있다.

◆전기차·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내연엔진 없이 배터리의 힘만으로 가는 자동차가 전기차이다. 골프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카트가 전형적인 전기차다. 연료를 태우지 않으니 배기가스가 없다. 가솔린이나 디젤을 엔진 실린더에서 압축·폭발시키는 과정이 없으니 진동이나 소음도 적다. 환경에 대해서도 운전자에 대해서도 '친환경'적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일반 가솔린차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현대자동차의 고속 전기차 블루온도 최고 속도가 130㎞ 수준이다. 전력을 급속하게 소모하면 배터리의 수명이 급격히 줄어들기 때문에 낼 수 있는 속도에 애초부터 제한을 두는 것이다. 전기차는 대형차를 구현하기가 힘들다는 단점도 있다. 자체가 크면 배터리의 소모가 빠르기 때문에 주로 소형차로 만들어진다.

배터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최대 160㎞ 수준이다. 급속충전을 하면 20분 만에 80%까지 충전되지만 배터리 수명은 그만큼 단축된다.

전기차의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내연엔진을 주로 쓰고, 배터리를 보조로 사용하는 것이 하이브리드(hybrid) 전기차다. 세계적으로 200만대 이상 팔린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하이브리드 전기차의 대표선수다. 하이브리드차에 내장된 배터리는 별도의 충전 과정이 필요 없다.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로 충전하기 때문이다.

KAIST가 만든 온라인 전기버스. 주행 중 도로 바닥에서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기 때문에 충전이 필요 없다.

미국에서는 가정용 콘센트 전원을 이용해 충전을 할 수 있는 '플러그인(plug-in)' 하이브리드 차량이 상용화됐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배터리가 주동력이고 엔진은 보조역할이다. 한 번 충전으로 움직일 수 있는 거리가 60마일(약 96㎞)이어서 중소도시의 출퇴근용 정도로 사용된다.

충전할 필요가 없는 전기차가 카이스트가 개발한 온라인 전기차다. 온라인 전기차는 전차와 전기차를 합친 개념이다. 땅속 30㎝에 묻힌 전력선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장을 동력으로 전환해 운행하는 원리다. 도로에 전력선을 매설해야 하기 때문에 일정한 지역을 오가는 노선버스나 고속버스, 대학 캠퍼스나 공원 내부의 교통수단으로 활용 가능한 방식이다.

이 기술은 원래 1990년대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 연구팀이 먼저 연구를 시작했으나 상용화에 실패했다. 무선으로 전달되는 에너지의 효율이 60%를 넘지 못하고 전력선에서 나오는 자기장이 신체에 유해하다는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연구팀은 이 같은 단점들을 개선, 미국 수출에도 성공했다.

◆탈석유시대의 궁극적인 대안 수소연료전지차

이론상으로 가장 이상적인 전기차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다. 수소연료전지는 금속과 화학물질을 이용하는 기존의 배터리와 달리,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다. 수소연료전지는 전기 외에는 오직 물과 열만 발생시키는 청정 에너지원이다. 에너지 효율도 높다. 최초 생산된 시점의 에너지를 100으로 잡았을 때 최종적으로 사용된 에너지의 비율(well-to-wheel efficiency)이 가솔린 16%, 디젤 20%, 전기차 26~27% 수준이다. 수소연료전지는 무려 35~40%.

수소를 얻을 수 있는 원천이 다양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KIST 임태훈 연료전지연구단장은 "매년 국내 석유화학단지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수소만 모아도 수소전지차 20만대를 운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발전을 이용해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얻으면, 온실가스를 전혀 발생시키지 않고도 수소를 생산할 수 있다.

현재 수소연료전지차는 국내에 50~60대, 미국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200대 이상이 운행 중이다. 하지만 정부의 보조금 없이는 구입이 어려울 정도로 비싸다. 쏘나타급의 중형차를 만들 경우 값이 1억원에 육박할 정도다. 수소연료전지차가 보편화되려면 가격도 떨어져야 하지만 전국에 수소충전소를 세우는 등 거대한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