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채권형 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주식형 펀드마저 눌러버린 높은 수익률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글로벌 경기 회복 둔화로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선진국 경기부양책 등으로 신흥시장 통화 강세(환율하락)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채권형 펀드 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눌러버린 해외 채권형 펀드
최근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올라섰지만, 펀드 유형별 수익률을 살펴보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주식형 펀드가 아니라 해외 채권형 펀드이다.
11일 증권 데이터베이스 전문기업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8일 현재 해외 채권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1.76%를 기록 중이다. 이는 국내 채권형 펀드(6.49%)는 물론 국내·해외 주식형 펀드 수익률마저 앞지르는 성적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11%, 해외 주식형 펀드는 6.43%를 기록 중이다.
특히 해외 채권형 펀드는 2~3년 장기 수익률 면에서 탁월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해외 채권형 펀드 2년과 3년 평균 수익률은 각각 27.19%, 26.67%다. 해외 주식형 펀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3년 투자 수익률이 여전히 마이너스 20%를 넘는다.
펀드별로 얼라이언스번스틴자산운용의 'AB글로벌고수익증권투자' 펀드가 올 들어 14.34% 수익률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 펀드는 투자자산의 3분 2 이상을 미국과 신흥시장 등 전 세계 하이일드(고수익)채권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다.
◆안전자산+위험자산 이중 매력
미국·일본 등은 경기둔화 우려로, 유럽 지역은 재정문제 등으로 여전히 경제 회복이 불투명한 상태다. 올 초만 해도 '출구전략'으로 인한 금리 인상(금리가 오르면 채권가격은 내려감)이 우려됐지만, 경기 회복 부진은 오히려 채권형 펀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이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양적완화 정책)을 밝히는 등 당분간 현재 금리 수준이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의 경우도 브라질이나 인도·중국 등 금리 수준이 선진국보다 높기 때문에 높은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신흥국의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로 기준금리를 올렸거나 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채권형 펀드에 부정적이다. 하지만 지난 7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음에도 시중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듯이 신흥시장 역시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시중금리는 오르지 않고 있다.
◆"신흥시장 채권이 유망"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최근 이머징시장 보고서에서 "2~3년 이내 일부 신흥 채권시장에서 자산 버블(거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은 이 단계까지 이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김보나 연구원은 "채권이라는 안전자산과 신흥국 통화라는 위험자산 성격을 동시에 가진 신흥시장 채권형 펀드 투자 매력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부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해외 채권형 펀드는 국내 채권형 펀드와 달리 달러나 해당국 통화로 거래된다. 투자 대상국 통화가 강세(환율하락)를 보일 경우 환차익도 가능하다. 하지만 최근처럼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일 경우 환차익과 환차손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