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권 밖에서 지구촬영 성공한 대학생들

충남대 학생들이 국내 대학생 최초로 풍선을 30㎞ 상공까지 띄워 지구를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10일 충남대에 따르면 기술교육과 3학년 강상현·김가영·김영흥·박영준 학생(지도교수 김기수)은 지난 4일 전북 군산에서 헬륨 가스를 넣은 기상 관측용 풍선을 대기권 밖으로 띄워 지구 곡선을 촬영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미국 MIT 학생 등이 몇 차례 비슷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사례는 있었지만 국내 대학생들이 성공시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GPS 수신기를 부착한 폴리스틸렌 박스에 일명 '똑딱이'로 불리워지는 디지털 카메라(캐논 A480)를 장착한 뒤 1200g 무게의 풍선에 헬륨가스 31ℓ를 넣어 박스를 띄워 올렸다. 제작비는 카메라와 풍선 등을 구입하는데 총 35만원이 들었다.

지난 4일 오전 11시41분 전국 군산시 내흥동에서 띄워진 풍선은 30㎞ 상공의 대기권과 성층권 경계 지점까지 올라갔다가 3시간 30분 뒤인 오후 3시11분 출발 지점에서 150㎞ 떨어진 경북 의성군 낙동강 바로 옆 생송리에 낙하했다.

박스에 장착된 디지털 카메라는 10초 간격으로 연속사진을 찍도록 프로그램 돼 총 888장의 사진이 찍혔고, 이 중에는 한반도 상공의 기상 상황은 물론 지구의 곡선까지 선명하게 찍힌 사진도 있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충남대 기술교육과의 졸업 행사인 '창조적 기술교육 실천을 위한 기술교육 프로젝트 전시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특히 국내·외의 성공과 실패 사례에서 낙하한 박스가 부서져 있는 것을 참고해 박스 안팎에 폴리우레탄과 에어캡을 붙여 충격을 방지했고, 성층권의 기온인 영하 51˚C에서의 기계 오작동 방지를 위해 박스에 단열재와 핫팩을 넣는 등 철저히 준비했다.

학생들은 장비의 무게와 바람, 풍선안의 헬륨 가스량 등을 고려해 고도 30㎞에서 풍선이 터지고 경북 상주에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으며, 풍선이 올라간 높이와 장비의 낙하지점도 상주에서 가까운 의성에 떨어져 계산이 거의 일치했다.

박영준 학생은 "초속 300m의 바람이 불더라도 풍선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면 200㎞ 밖에 날아가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와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며 "떨어진 카메라 상자가 낙동강 옆 300m 지점에 떨어질 정도로 운도 따라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