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멕시코는 세계 최초로 100년 만기의 국채를 발행했다. 기업들이 발행한 사례는 있었으나 국채가 발행된 것은 처음이어서 주목을 끌었다. 최근 전세계에서 넘쳐나는 유동성이 채권 수익률을 떨어뜨리자 발행자 입장에서는 장기 채권을 발행할 여유가 생겼고, 투자자 입장에서는 좀 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0년을 넘어 만기가 아예 영구적인 채권도 있다. 만기가 영원해 아예 없는 만큼 원금은 상환되지 않는다. 대신 채권이므로 일정 기간마다 꼬박꼬박 이자가 영원히 지급된다. 채권 발행자의 부도시 원금 상환에 문제가 있는 채권인 만큼 발행자의 신용등급이 매우 높아야 한다. 따라서 보통 국가나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발행이 이어졌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발행된 사례가 없다.

영구채(Perpetual Bond)의 기원은 1972년 프랑스의 나폴레옹과의 전쟁을 위해 영국에서 발행한 '브리티시 콘솔(British Consol)이다. 당시 4억파운드가 발행된 채권은 현재도 런던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TVA(테네시 계곡 개발공사)와 같은 공공법인체를 만들어 영구 만기의 공사채를 발행한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국가를 제외하고는 주로 영미권의 금융기관이 발행을 이어왔다. 1984년 영국의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은행이 유로본드 시장에서 처음 발행을 했고 최근에는 영국의 HSBC가 지난 6월에 34억달러를 발행한 바 있다. 발행 자체가 자주 있지는 않아 HSBC의 사례가 올 해 이뤄진 첫 번째 영구채 발행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전력이 100년 만기 채권을 지난 1996년에 발행한 사례가 유일하다. 영구채는 존재하지 않지만 은행들이 비슷한 성격의 30년 만기의 하이브리드 채권을 발행해왔다.

채권은 부채이지만, 영구채는 자본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 충족 규정을 지키며 자금을 조달할 수 있어 선호해왔다. 또 영구채의 이자는 주식 배당금과 동일하게 회계 처리돼 세무상의 이점도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기가 영구한 만큼 높은 수익률의 이자를 받을 수 있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자금을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발행기업의 경영이 부실해질 경우 정상화가 될 때까지 이자 지급이 중지될 수 있고 보통주에 대한 배당이 지급되지 못할 경우 이자 역시 지급되지 않을 수 있다. 또 영구채 자체가 발행이 많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통시장에서 중도에 환금화하기 어렵기도 하다. 고(高)이율의 금리가 발행자인 은행에게 부메랑으로 작용해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