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교육 관련주는 인터넷 대중화, 특목고 열풍 등과 맞물려 증권시장에서 확실한 테마주로 뿌리내렸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새로운 정보기술(IT) 바람의 직접 영향권 아래에 놓여 큰 변화가 예상되는 테마주이기도 하다.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함께 만드는 조선비즈(chosunbiz.com)는 웅진씽크빅, 메가스터디, 비상교육, 정상JLS, 청담러닝 등 국내 간판 교육업체를 초빙해 전문 패널들과 함께 성장 전략부터 강·약점까지 세밀하게 파헤쳤다. 다음은 조선비즈가 전문 패널과 함께 분석한 교육 테마주의 3대 투자 포인트다.

◆남의 땅 침범 추세와 최후 승자는?

교육업체들이 수평적·수직적 확장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포럼에서 확인됐다. 유아 학습지 회사인 웅진씽크빅은 중등 교육에 깃발을 꽂았고 중등 교재 전문업체 비상교육은 초등·고등 학습시장으로 진출했다. 고등 입시 대명사 메가스터디는 중등 교육과 교재, 전문대학원 입시까지 손을 뻗쳤다. 웅진씽크빅 최봉수 대표는 "교육업체 사이에 영역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이런 현상이 2011~2012년 사이에 교육 시장의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업체들이 필사적으로 남의 텃밭을 넘보는 것은 시장 자체가 정체 또는 축소됐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407만명이던 우리나라의 초등학생 수는 2030년에는 220만명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30년 동안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셈이다.

주요 교육업체의 주가 향방은 중등 브랜드의 성장 여부에서 점칠 수 있다. 고학년에서 내려오고 저학년에서 치고 올라가다 보니 중등 교육시장이 '교육업체 대결전(決戰)'의 전략적 요충지가 됐다. 특히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중등 온라인 교육 사이트 중에서 독보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사이트는 없었다. 웅진씽크빅의 '씽크U수학', 대교의 '공부와락', 메가스터디 '엠베스트' 등 중등 브랜드의 회원 수 증가 추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한계는 인수·합병(M&A)도 촉진시켰다. 지난 7월에도 대상그룹 소유의 더체인지가 '크레듀엠'을 인수, 초·중·고 과정을 모두 다루는 온라인 교육 사이트와 전국 60여개 학원을 거느린 종합 교육 기업으로 모양새를 갖췄다.

교육업체들은 학생 수의 급속한 감소와 각종 규제정책, 새로운 디지털 바람에 맞서 변화와 혁신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은 중등 실용 영어학원에서 영어 수업을 받는 학생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대중화 수혜주는?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스마트폰 보급 대수는 300만대이다. 연말까지 600만대 고지도 무난히 넘을 전망이다. 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등 태블릿PC의 내년 국내 보급 대수도 100만~300만대로 예상되고 있다.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PMP)와 궁합을 맞춘 '인강(인터넷 강의)'이 전통의 재수학원에 타격을 입혔듯이 각종 모바일기기의 범람도 값싸고 효율적인 학습법으로 이어지며 교육시장에 충격을 줄 전망이다. '태풍의 눈'은 디지털 교과서 시대의 개막이다. 정부는 2013년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달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300만 고용창출위원회는 중학생들에게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하면 1만6500여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샌프란시스코, 롱비치, 리버사이드 지역 중학생 400명에게 아이패드를 지급, 이를 이용한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교육 컨설팅업체 엑스플라나(Xplana)는 2014년 미국 대학 및 직업 교육에서 디지털 교과서가 차치하는 비중이 18.8%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업체 중에선 청담러닝과 웅진씽크빅이 적극적이다. 청담러닝은 '영어 모바일 프로그램'을 출시했고 웅진씽크빅은 28개의 출판 브랜드와 전집류를 바탕으로 2012년까지 2000종의 전자책을 출간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놓고 사업을 저울질하던 비상교육도 지난 9월 '스마트 전략파트 TF팀'을 신설했다.

◆정부 사교육 대책이 미치는 영향과 극복 전략은?

교육문제는 한국 사회의 대표적 갈등 요소.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지방자치 선거를 거칠 때마다 교육 정책이 양산되고 논쟁이 가열된다. 2012년 총선과 2013년 대선 후보들도 각종 공약을 내밀며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것이다. 이 때문에 교육 테마주의 투자 포인트도 '누가 정책 수혜주가 되느냐'였다.

그러나 투자 포럼 패널들은 각종 정책에 '누가 흔들리지 않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정책 바람에 둔감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업체 혹은 '샐러던트(saladent·공부하는 성인)'층의 확대를 내다보고 비 입시 분야에서 입지를 굳힌 업체의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사장은 "현재 시장의 침체를 탈출하는 해법은 '창조적 서비스'뿐이다"며 "메가푸드(학원급식) 등 연관 산업 진출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담러닝, 디지털에서 길을 찾다
스마트폰 등 활용 서비스 제공 예정, 3년간 100억원 투자… "선두주자 될 것"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분석과는 달리 교육업체들은 전자책, 태블릿PC 등 디지털 콘텐츠사업 투자에 소극적이라는 점을 투자 포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교육업체들은 기술 표준의 혼란(교재업체), 비용 부담(온라인 교육 사이트업체) 등을 이유로 들었다.

다만 이런 분위기에서도 중등 실용 영어학원 강자인 청담러닝은 디지털 기술 투자에 중점을 두고 회사 전략을 설명했다. 김영화 청담러닝 사장은 "스마트폰, 게임, 태블릿PC 등 첨단 IT기기를 활용한 양방향 교육 모델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3년간 100억원을 투자, 디지털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청담러닝이 가장 주력하는 프로젝트는 SK텔레콤과 파트너십(IPE)을 맺고 개발 중인 온라인 말하기 및 쓰기 프로그램. 실용 영어의 중심이 읽기와 듣기에서 말하기와 쓰기로 넘어가고 있다고 판단, 음성 인식 디지털 기술과 엔진 개발에 거액을 투자하고 있다. 향후 청담러닝은 SK텔레콤과 함께 지역 소규모 학원, 공부방, 직장의 영어반 등에 기업영업(B2B) 형태로 디지털 영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3월부터 SK텔레콤과 손잡고 시작한 '잉글리시빈(English Bean)'도 청담러닝이 기대하는 디지털 서비스. 교재는 지하철 무가지를 통해 배포하고 휴대폰과 PC를 통해 영어를 공부하는 온·오프 융합 서비스다. 청담러닝은 내년 4분기를 목표로 온라인 게임업체 엔씨소프트와 함께 역할 분담 게임을 활용해 영어를 배우는 'G-러닝'도 개발 중이다. 학습자가 가상현실의 주인공이 돼 말하기, 쓰기 연습을 할 수 있다.

청담러닝이 디지털 서비스 개발에 힘을 쏟는 이유는 학생 수가 감소하는 데다 학원은 시장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장은석 청담러닝 상무는 "디지털 서비스는 멀티미디어 개발 등 초기 투자에 큰 비용을 투입할 수밖에 없지만 (오프라인 학원 운영에 들어가는) 강의실 임대료, 셔틀버스 운용비, 행정직 인력비 등을 절감할 수 있어 영업이익률을 50%까지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청담러닝의 디지털 실험은 교육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청담러닝이 투자에 못 미치는 수익밖에 거두지 못하면 교육업체의 소극적인 디지털 기술 투자 태도는 굳어질 전망이다. 반대로 초과 수익을 내는 화수분을 확보한다면 교육 분야에도 디지털 기술 투자 붐이 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