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국가연구개발(R&D)의 계획 수립, 예산 편성권을 모두 쥔, 명실상부한 국가 연구개발 총괄 기구로 격상된다.

교육과학기술부 김창경 제2차관은 1일 정부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이하 국가위)를 인원 100여명 규모로 상설화하며, 정부 R&D 예산의 75%를 자체 편성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로 부처간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국가위는 대통령이 위원장인 청와대 직속기구로 그간 정부 연구개발의 주요 과제를 심의 확정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이를 실질적으로 집행할 하부 구조를 갖추지 못해, 정부부처가 올린 연구개발 계획서를 통과시키는 데 만족하는 거수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정부 발표에 따라, 국가위는 민, 관을 각각 절반씩 채운 100여명의 인원을 갖추고, 연구개발의 심의, 확정 기능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게 됐다.

또한 국가위는 기재부의 고유권한인 예산편성권을 넘겨받아, 13조 7000억원에 달하는 정부 연구개발 예산의 75%인 10조원대 예산의 편성을 직접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그간 대학, 연구소의 연구진들이 정부 예산을 따 내기 위해, 해당 부처와 기재부를 모두 쫓아다녀야 했던 불편함이 사라지게 됐다. 기재부에 남은 25%의 연구개발 예산은 국립대 교수 인건비, 인문사회 분야 연구 지원비 등이다.

이번 국가위 상설화를 두고, 발표 전날인 지난달 30일 낮까지 교과부와 기재부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기재부가 예산 편성권은 부처의 고유 권한을 내세워, 국가위에 예산 편성권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굳히지 않은 것이다. 이 때문에 국가위 상설화 발표가 다음 주로 미뤄진다는 예측도 많았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30일 저녁 이명박 대통령이 부처의 보고를 모두 듣고 과학기술이 우리나라에 가지는 중요성을 감안해, 이례적으로 예산 편성권을 국가위에 주기로 결정했다"며 "같은 맥락으로 당초 국가위 위원장을 대통령에서 장관급으로 낮추기로 했다가, 이 대통령이 여전히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가위는 위원장에 대통령, 부위원장에 장관을 두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