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때 하루도 쉬지 않고 공장을 돌렸습니다. 현대·기아차의 납기를 맞추려면 밤새 일해도 모자랍니다."

현대·기아차 협력업체 B사 관계자는 "공장을 풀가동하고도 물량을 대지 못하는 게 '즐거운 비명'일 수 있지만 품질문제가 터질지 몰라 불안해하는 협력업체들이 많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신형 변속기 공장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협력업체들까지 총동원해 하루 20시간 넘게 휴일도 없이 공장을 100% 가동하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울산의 현대차 엔진 공장 가운데 R엔진(2L와 2.2L급 디젤엔진)을 제외한 모든 공장이 추석연휴 기간 주말내내 공장을 돌렸다. 연휴기간에도 만들지 않으면 쏟아지는 주문량을 소화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엔진·변속기 등 파워 트레인 관련 부품업체들은 현대·기아차의 엔진 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 동안 공장을 돌렸다.

협력업체 C사 관계자는 "연초 대비 현대·기아차 공급물량이 30% 정도 늘어나 야간 연장 근무로 직원들이 혹사당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시설과 인력은 한정돼 있는데 물량을 더 많이 더 빨리 대야 하니 품질에 문제가 있어도 납품하고 봐야 한다"며 "협력업체 사장들이 모두 알고 있지만 아무도 얘기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기아차 9만대 리콜 이유인 내부 배선의 납땜 불량이나 현대차 14만대 리콜 이유인 운전대 조립 불량은 모두 협력업체에서 반(半)조립 상태로 들여오는 부품으로 수작업 시 품질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관련 부품업체 임원은 "배선의 경우 작업시간을 충분히 들여야 하고 작업자의 집중도가 중요하다"며 "이 부분에서 자꾸 불량이 발생하면 자동차 전체의 품질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 회장인 주우진 교수(서울대 경영대)는 "이번 쏘나타 리콜을 계기로 부족한 시스템을 면밀히 점검·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