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홈은 利(이로울 이)+Home과 Living+Home의 합성어로 가족의 삶에 이로움을 더 한다는 뜻이다. '삶과 생활(Living)에 이로운(利) 제품’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우리는 쿠쿠를 경쟁회사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리홈(014470)은 밥솥만을 만드는 회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서울 강남 삼성동 리홈 본사 1층 회의실에서 만난 강태융 리홈 부사장은 경쟁 상대인 쿠쿠를 잡기 위한 전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지난해 4월 웅진그룹으로부터 ‘쿠첸’을 260억원에 인수해 시장에서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의외의 대답이다.

강 부사장은 “단순히 밥솥만 놓고 보면 쿠쿠가 경쟁상대겠지만, 우리는 필립스와 같은 소형가전전문회사가 목표이기에 쿠쿠가 경쟁 상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 삼성·LG에 20년간 OEM 밥솥 공급

리홈은 지난 1934년 설립된 부산방직공업을 모태로 한다. 1976년에 삼진공업사로 바꾼 뒤 3년 뒤 다시 국제전열공업으로 이름을 바꿔 그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대우전자 등 대기업에 OEM(주문자 생산방식) 방식으로 전기밥솥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이재국 리홈 사장은 “지난해가 쿠첸을 인수한 이후 약간의 조정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장이 시작돼는 해”라며 새로운 도약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후 2000년 부방테크론으로 또 한 번 사명을 바꾸고 전자제품과 부품업에서 자리를 잡은 뒤 올 1월, 본격적인 소형가전제품 생산업체가 되겠다는 의지로 리홈으로 간판을 다시 한 번 바꿔 달았다. 이로울 리(利)와 집이라는 뜻의 홈(home)을 합친 '리홈'은 원래 부방테크론이 생산하던 소형가전의 브랜드 명이었다.

리홈은 크게 3개 사업본부로 구성된다. 리빙사업본부, 크리스털 사업본부, 그리고 유통사업본부이다. 리빙사업본부는 밥솥을 비롯해 가습기, 청소기, 선풍기, 믹서기, 그릴, 포트 등을 생산한다. 현재 시장에서 밥솥은 점유율 2위, 가습기 등은 점유율 1~2위를 다툴 만큼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털 사업본부는 수정진동자를 생산한다. 수정진동자는 거의 모든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의 하나로 리홈은 이 사업을 주로 B2B(기업간거래)방식으로 운영중이다. 이와 함께 유통사업본부는 안양 신세계 이마트를 프랜차이즈로 소유하고 있다. 이마트 건물 부지와 직원 모두 리홈 소속으로 매출의 일정부분을 신세계(004170)에 주고 있다.

웅진으로부터 인수한 '쿠첸'은 독자법인형태로 밥솥과 소형가전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 인수 당시 밥솥 시장 점유율에서 2위와 3위를 다투던 리홈과 쿠첸은 하나의 회사가 되면서 단숨에 시장점유율 40%대에 뛰어 올랐다.

강 부사장은 쿠첸 브랜드를 계속 유지하는 것에 대해 "장기적으로 쿠첸을 주방가전 브랜드로, 리홈은 생활가전 브랜드로 키워가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국 리홈 사장은 "지난해가 쿠첸을 인수한 이후 약간의 조정기간이었다면 올해는 본격적으로 성장이 시작되는 해"라면서 새로운 도약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중저가 가전, 초고가 디자인

리홈은 최근 '홍삼원액추출기'를 새롭게 출시했다. 이와 함께 온라인 쇼핑몰인 쿠첸샵(www.cuchenshop.com)과 리홈샵(www.lihomshop.com)을 열었다. 최근 출시된 밥솥 '명품철정'의 모델로 인기가수 이효리씨를 발탁할 만큼 과감한 투자도 하고 있다. 소형 생활가전시장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국내 소형 가전시장은 중국의 저가 전자제품들이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잠식해 들어오고 있는 상황. 리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디자인과 품질력을 꼽고 있다.

강 부사장은 "리홈의 최대 장점은 디자인 경쟁력"이라며 "가격은 중저가이지만 최고의 디자인을 통해 중국 제품과의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리홈에서 생산하는 밥솥은 매년 굿디자인상을 받았고, 스팀청소기 역시 IF커뮤니케이션 디자인상을 수상했다.

이와 함께 일반 밥솥과 다른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회사 내에 크로스펑션 팀(Cross Functional Team)을 별도로 운영 중에 있다. 실제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밥솥 안에 들어가는 솥에 다이아몬드를 함유시킨 제품을 개발해 밥맛은 물론 내구성을 향상시킨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강 부사장은 "단순히 생활 가전제품이 아닌 집안의 인테리어 도구로까지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디자인 수준을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리홈 사옥의 모습. 지난 1월 14일 부방테크론에서 리홈으로 이름을 바꿔달았다.

◆ 중국 이어 동남아시아에 진출 계획

리홈은 해외 진출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 중국 청도에 생산공장을 가지고 있지만, 앞으로 밥을 주식으로 먹는 동남아시아 지역에 밥솥을 수출한 뒤 장기적으로 소형가전 제품 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강 부사장은 “현재 해외시장 비중이 높지 않지만 3년 내에 해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을 30%대까지로 높일 계획”이라며 “올해 수출은 1500만달러를 달성할 것이고, 자체 브랜드와 OEM 비중을 절반씩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향후 세계화를 통해 강소 기업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해외 교포와 스페인에 한정된 수출 시장을 일본, 유럽 등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규모가 크지 않지만, 경쟁력이 매우 강한 기업”이라며 “소비자들 기억에 남을 수 있도록 앞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홈은 2010년 상반기 1600억원이 넘는 매출액을 기록했다.

◆ 애널리스트가 본 투자 포인트

증시 전문가들은 리홈에 대해 전반적으로 좋은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주식이 고평가된 부분이 있다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애널리스트는 “리홈의 리빙사업부가 상반기에 흑자를 기록했다”며 “지난해 상반기보다 50% 이상 매출이 증가해 쿠첸과의 합병에 따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안양 이마트 프랜차이즈에서 캐시카우(수익창출원)가 많이 유입이 되고 매출의 약진으로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를 이겨내면서 흑자전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리홈의 주가변동이 심한 것에 대해서는 “시가총액이 작아서 개인들의 매매에 따른 영향이 있다”며 “기관이 거의 가지고 있지 않고, 개인위주의 거래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기 급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리홈의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분석도 있다. 또다른 애널리스트는 “리홈의 PER(주가수익비율)이 30배에 달할 정도로 단기적 주식가치 부담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이뤄진 액면분할에 대해 “회사가 주가를 더 올리고 싶어해 분할한 것 같다”며 “액면분할은 거래가 활발히 진행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