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유통업 전망에 먹구름이 끼었다는 이야기들을 합니다. 하지만 전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4분기 유통업체들의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기대합니다. 시장 우려감이 있어서 오히려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자랑할 수 있을 겁니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조선일보-에프앤가이드 선정 2009 유통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은 4분기 유통업종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가 4분기 유통업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가장 큰 이유는 날로 개선되고 있는 고용상황 때문이다. 일자리를 얻은 사람이 늘어나면서 소비 여력이 상승해 궁극적으로 유통업체의 매출성장도 높아질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실제로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8월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1% 감소해 6개월 연속 그 수가 줄었다. 그만큼 고용사정이 좋아졌다는 뜻이다.
박 연구원은 또 "추가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위축으로 소비심리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소비심리 위축을 불러올 만한 요소는 아니다"고 전망했다.
오는 4분기에 그가 가장 선호하는 종목은
신세계(004170)
와
롯데쇼핑(023530)
이었다.
- 유통업 4분기, 어떻게 전망하나?
"기상도로 따지면 '맑음'이다. 시장기대감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할 것이다.
4분기 유통업체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유통업 실적이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좋아졌던 작년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올 4분기가 돋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일종의 '기저효과'가 있으리라는 것이다. 물론, 4분기 성장률이 3분기 성장률에 비해 낮을 수는 있다. 그러나 거시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4분기 업황 우려는 기우라고 생각한다. 또 반대로 업황 우려감이 유통업엔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고 본다. 주식시장에서는 결국 시장기대감을 넘느냐, 넘지 못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 4분기 유통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고용상황이 굉장히 좋다. 유통업에선 봉급을 받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는 게 중요하다. 7월 기준으로 신규 취업자 수가 지난해 말 취업자 숫자보다 107만명이 더 많았다. 올 연말까지 150~200만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쓰는 돈이 약 5조 원가량 되리라 추산하는데, 이는 한 분기당 소비가 3%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준다. 지난해 4분기의 높은 기저효과를 상쇄하고도 남는다."
- 4분기 유통업 전망을 하는 데 있어서 눈여겨 봐야 할 이슈가 있다면?
"앞서 말한 고용상황이 가장 중요한 이슈다. 고용상황이 악화된다면 유통업 전망을 다시 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 외로 금리 인상, 부동산 경기 위축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지금 상황으로는 금리나 부동산 경기가 소비심리를 위축시킬 것 같진 않다. 소비심리 상승세가 생각보다 강하다. 상반기 천안함 사태나 남유럽 재정위기 등에도 소비심리가 꺾이지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다. 금리 상승분이 미미하다는 점도 이를 단순 심리적 악재로 보는 이유 중 하나다.
부동산 경기 위축도 마찬가지다. 재밌는 통계가 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의 소비 여력이 줄고, 부동산 조정기간이나 하락기간에 사람들의 소비심리가 오히려 살아난다는 통계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하루 빨리 집을 사야 할 것 같은 생각에 사람들이 소비 여력을 줄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동산 조정기에 들어가면 사람들은 일단 관망하게 되므로 주머니엔 돈이 남아있으니 씀씀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부동산 경기 위축이 소비심리에 주는 영향은 미미하다."
-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나오고,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불안감이 있는데 유통업엔 타격이 없나?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타격이 돌고 돌아서 오는 것이라 미약하다. 미국 경제에 더블딥이 온다고 하면 일차적으로 우리나라 수출주에 타격이다. IT나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IT나 자동차 업종이 생산량을 줄이고, 이 때문에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이 되면, 그때 유통업도 피해를 본다. 당장 4분기에 일어날 일은 아니다.
그리고 단기적으로 생각해보면 오히려 유통주엔 이런 상황이 호재일 수 있다. IT나 자동차주가 타격을 입으면 포트폴리오 조정기 때 사람들은 방어적인 유통주를 사라고 말할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유통업이 강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 최근 중국 증시의 영향력이 세졌다. 중국 소비시장과 관계있는 업체들의 주가도 많이 뛰었다. 이런 상황이 유통업에 주는 영향은 없을까?
"당장 4분기에 큰 영향은 없다. 있다면, 단지 기대감에 주가가 오르는 정도다. 중국 시장에 진출한 유통업체들이 꽤 많다. 롯데쇼핑은 타임스 인수로 중국 시장에 다리를 놨다. 신세계나 현대홈쇼핑도 중국으로의 사업 확장에 관심이 많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중국에 주목하는 이유는 성장성이 높고 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계속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 바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당장 가시적인 실적을 기대할 수 없다.이 때문에 4분기에 당장 중국 덕택에 유통업이 눈에 띄게 좋을 것은 없다."
- 그럼 이번엔 국내 유통업체 상황으로 화제를 바꿔보자. 현대홈쇼핑 상장이 오는 9월 10일로 예정돼 있다. 이로 인한 유통업체 판도 변화는 없을까?
"크게 바뀔 것은 없다. 하지만
현대백화점(069960)
에 대한 평가가 좋아질 것이다. 현대백화점이 현대홈쇼핑의 주식 187만주를 가지고 있다. 공모가 기준으로 한 주당 4만원씩 수익을 남겼으니까 현대백화점의 현금상황에 대한 평가가 다시 이뤄지리라 본다. 또 현대홈쇼핑이 중국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하면, 현대백화점도 그에 뒤따를 가능성이 있다. 장기적으로 괜찮을 수 있다."
- 4분기 최고 선호주를 꼽는다면?
"롯데쇼핑과 신세계다. 4분기엔 할인점을 가진 업체들에 투자하는 편이 좋다. 물가가 소폭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금리 인상에 대한 심적 부담감에 사람들이 할인점을 많이 찾을 가능성이 크다.
롯데마트는 GS 백화점과 할인점을 인수하면서 점포수가 부쩍 늘어 1위 업체 이마트의 뒤를 바짝 쫓아가고 있다. 또 이익개선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힘입어 롯데쇼핑은 4분기 영업이익 3223억원을 달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고 본다.
신세계는 이마트의 가격할인정책이 점점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는 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3분기 기준으로 기존 할인점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상승했고, 그 개선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인터넷 이마트 몰의 성장속도도 배송서비스 강화에 힘입어 좋은 편이다. 아울러 신세계가 가진 계획 중 하나가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마트 점포를 코스트코 같은 창고형 점포로 바꾸는 작업이다. 이렇게 된다면 더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