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9년, 온통 일본제품뿐이던 가발 시장에 국산바람을 몰고 온 이가 있었다. 당시 전북대 섬유공학과 대학원생이던 김종천씨는 일제 가발 제품에 못마땅하던 차, 동료 4명과 함께 대학 내 실험실에서 가발용 원사개발에 성공했다. 김씨는 학부때 성균관대 동양철학을 전공했지만, 대학원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하며 뒤늦게 가발제조업에 눈을 뜬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금 미국과 중국 등 해외 20여국에 최고의 가발용 원사를 공급하는 우노앤컴퍼니(114630)(UNO&COMPANYㆍ이하 우노)의 사장이다.

전북 완주군에 있는 우노는 1999년 7월 설립돼 올 1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고급가발용 원사 제조업체다. 사명은 스페인어로 '독특한', '유일한'의 의미로 세계 1위의 가발 제조업체가 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합성섬유로 가발용 원사를 제작해 현재 중국, 아프리카 등지의 가발 봉제업체에 수출하고 있다.

김종천 우노앤컴퍼니 대표

우노는 연평균 10% 이상 성장 중인 세계 합성사(가발 제조에 필요한 인조 머리카락) 시장에서 PVC(폴리비닐클로라이드) 가발사 시장점유율 세계 3위, 난연(難燃) PET(폴리에스테르) 시장점유율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연 3708톤 규모의 가발용 합성사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평균 매출액이 24.8%씩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9억7000만원, 영업이익은 52억6400만원 규모였다. 당기순이익은 46억5300만원으로 총자산은 221억4800만원에 달한다.

◆ '난연 PET 원사' 제품이 우노의 힘

우노의 성장 원동력은 주력제품인 난연성(불에 잘 타지 않는 성질) 원사에서 나온다. 난연 PET 원사는 난연성과 내열성이 우수하면서도 인모와 혼합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은 난연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높은 온도에서도 형태 변형이 없는 섬유를 제조해야 하기 때문에 열안정제와 활제의 배합 등 많은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난연성 원사를 제조하는 업체는 한국과 일본의 4개 업체에 불과하다. 난연 PET 원사의 경우 우노와 일본의 카네카(Kaneka)사 등 2개 업체만이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고급가발용 합성 원사 시장은 원래 일본의 대기업 카네카(Kaneka)사와 덴카(Denka)사가 40년 넘게 독점해왔으나 우노가 시장에 진입하면서 한국 가발업체인 모드테크와 함께 현재 가발사 과점체제를 이루고 있다.

우노앤컴퍼니사가 만든 가발을 쓰고 있는 흑인여성들.

가발 제품의 주요 소비층은 흑인 여성이다. 흑인 여성의 신체적 특성상 머리가 잘 자라지 않고 쉽게 절단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흑인 여성은 5~10㎝ 정도밖에 머리가 자라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흑인 여성에게 생활필수품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면 가발용 합성사의 교체주기는 3~4주로서 소모품의 특성이 있다.

◆ "아프리카 공략 위해 현지 공장 세울 것"

가발용 원사의 주 소비처는 미국이 30%, 아프리카가 70% 정도다. 특히 우노는 아프리카의 경우 구매력이 낮기 때문에 향후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 지난 연말부터 자체 개발한 엉킴방지사를 앞세워 아프리카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중국 매출 비중은 80%에 달하지만, 아프리카 지역 매출 비중은 17%에 불과하다"며 "이는 일본 경쟁업체의 70% 수준에 크게 밑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부분이 우노의 고성장이 기대되는 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우노앤컴퍼니 공장 전경.

김 대표는 "현재 일본의 경쟁사 기업이 자국 내 공장에서 가발을 생산해 아프리카 현지로 제품을 조달하고 있는데 가발 운임기간에만 3~4개월 정도가 소요돼 최대 2개월의 가발 제품 사용주기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프리카 현지에 공장을 세우고 값싼 가격으로 신속히 제품을 공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도 이미 글로벌 가발제조와 유통의 70% 이상이 한국인에 의해 점유되고 있다는 점에서 현지 가발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최근 남아프리카 지역의 땅값이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는 곳을 찾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 한 차례 생산 중단 위기 겪어

우노는 지난 6월 13일에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며 난연 PET 제품 생산이 일시적으로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전북 완주군 둔산리에 있는 2공장(연구소)에 화재가 발생해 연신기계장치와 건물 외벽이 일부 손상된 것이다. 이번 생산중단으로 지난해 2공장의 연간 생산금액 19억7547만원 규모의 생산이 중단됐다. 이는 우노의 지난해 전체 생산액 대비 22.69%의 수준이었다.

당시 김 대표는 "현재 연신기 수리를 진행 중"이라면서 "생산공정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화재로 난연 PET 제품은 일시적으로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지만 비축된 재고제품이 있어 제품 판매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우노앤컴퍼니는 실제로 지난 7월 5일, 화재로 인해 중단됐던 2공장(연구소) 제5공정의 시설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일시적으로 생산이 중단되기는 했지만 보름여 만에 생산을 재개하면서 실적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 애널리스트가 본 투자포인트

증시 전문가들은 우노가 매출액이 200억원도 되지 않는 소형사이지만 세계 4개 업체밖에 없는 고급 가발용 합성사업체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병화 현대증권 연구원은 "우노는 엉킴방지사에 이어 고마진 신제품을 연이어 개발했다"면서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종목"이라고 추천했다. 이어 "흑인용 가발은 필수 소비재이자 소모품이기 때문에 우노는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고 사업 자체의 기술 장벽이 높아 고마진의 사업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우노의 2분기 매출액은 36억5031만원, 영업이익이 8억1396만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3억1809만원이었다. 주당 순이익은 125원 규모다.

우노의 현재 주가는 3000~40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한 연구원은 우노의 목표주가를 1만원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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