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 갖가지 인수합병(M&A) 설이 난무하면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은 직원들이다.
한화증권이 푸르덴셜증권을 인수할 때도 인수주체인 한화증권의 직원들이 오히려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에 몸을 낮춰야 했다. 한화증권보다 푸르덴셜증권 직원들의 실력이 더 뛰어나 언젠가 도태될 수 있을 것이란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물론 피인수 업체인 푸르덴셜증권 직원들의 우려는 이보다 더 심했다. 인수 발표가 나자마자 이미 일부가 다른 살길을 찾아 나가기도 했고, 위로금을 받은 후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기도 했다.
특히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해졌다. 애널리스트의 경우 계약직이기 때문에 인수합병 단계에서 밀려났다는 소문이 들릴 경우 이미 낙인이 찍혀 타 증권사로의 이직이 어렵기 때문이다.
푸르덴셜증권과 한화증권의 몇몇 애널리스트는 본인이 담당하던 업종을 다른 연구원에게 넘겨주고, 스몰캡(코스닥) 분야로 이동할 수 밖에 없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몇몇 연구원들이 본인이 담당하던 업종을 다른 연구원에게 뺏겨 사내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중소형 증권사도 M&A 대열 합류 예정
우리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을 둘러싼 빅 딜 뿐만 아니라 중소형 증권사들도 인수합병(M&A) 의지를 내비치고 있어 내년에는 M&A를 중심으로 증권업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재 시장에 M&A 의지를 보이고 있는 중소형 증권사는 KB증권, 이트레이드증권과 동부증권 등이다. KB증권은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위해 1조원 이상의 유상증자에 세부적인 실사까지 마친 상황이었지만, 회장 인선을 두고 금융감독당국과의 마찰이 빚어지면서 모든 인수합병 업무가 중단됐다.
KB증권 한 관계자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실사를 통해 조율하고 있었지만 금융감독당국과의 문제 때문에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 선임된 노치용 사장을 중심으로 다시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가 높아지고 있다. 지점 확대와 유능한 인력 영입을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에 반해 M&A는 단기간 안에 회사의 덩치를 키우기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동부증권도 신임 고원종 사장을 중심으로 M&A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고원종 사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대주주나 그룹 측의 M&A 의지는 확고하다"며 "유동성이 풍부하거나 유통망에 우수인력이 많은 증권사가 관심 대상이고 필요하다면 적극 추진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LS그룹의 이트레이드증권도 현재 온라인 중심의 증권사에서 탈피해 지점 확대를 위한 증권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트레이드증권 관계자는 "지난번 매물로 나온 A증권사 딜에도 참가하려고 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룹에서 증권사 인수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M&A '자금조달 우려'
이들이 인수하고자 하는 증권사들의 공통점은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고 우수인력이 많은' 증권사다.
이들 중소형사들이 모두 대기업 그룹이나 금융회사의 계열사이긴 하지만 증권사 규모를 놓고 볼 때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M&A'가 될 수 밖에 없다.
유통망이 잘 갖춰져 있고, 우수인력이 많은 증권사라면 톱 10위권 안에 드는 대형 증권사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인수 과정에서 대규모 사채를 발행하는 등 자금 조달에서 무리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화증권도 푸르덴셜증권 인수를 위해 1128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날 한화증권 주가는 2.64% 하락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능력이 안되는 기업들이 대규모 유상증자나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이는 주가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력 2010.08.3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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