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싱크탱크(연구소)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주요 연구인력들이 잇따라 빠져나가고 있다. 이 같은 인재 이탈 상황에 대해 KDI 관계자들은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에서 40년 가까이 자리잡았던 직장(KDI)이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과 도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23일 KDI 관계자에 따르면, 연구위원인 S박사와 K박사는 다음달부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과 수도권 사립대학 교수로 옮기기 위해 이달 중 사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다른 S박사가 3월초에 서울의 사립대학 교수로 자리를 옮겼고, 다른 연구위원 2명도 수도권 사립대학으로 옮기기 위해 조만간 사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KDI에 근무하는 박사급 연구위원은 50여명이다.

올들어 전체 인력의 10%에 달하는 박사급 연구위원이 무더기로 KDI를 떠나는 셈이다. KDI의 한 박사는 "세종시 원안이 확정된 이후 거의 모든 박사가 대학으로 가려고 고민하는 분위기"라면서 "세종시 이전 시기가 다가올수록 이탈하는 박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인력들이 KDI를 떠나는 주된 이유는 국책 연구기관의 명성이 예전 같지 않은데다, 세종시로 옮겨가게 되면 자녀 교육 문제가 심각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KDI 관계자는 "최근 떠나는 박사들은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핵심 연구인력으로, 대부분 해외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에서 자녀 교육을 시켜왔다"면서 "이들은 대개 부인과 자녀의 의견에 따라 퇴사를 결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시로 이전하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KDI는 우수 인재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KDI 고위 관계자는 "연구기관은 우수 연구인력을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면서 "하지만 세종시 이전 문제가 본격화된 이후 KDI에 지원하는 박사들의 수준이 예전보다 떨어진다"고 말했다.

대표적 국책연구기관인 KDI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력 이탈 현상은 조세연구원·산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 등 세종시로 옮길 예정인 다른 국책연구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