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 인터플렉스(051370)를 기억하게 만들겠다."

배철한(59) 인터플렉스 대표는 국내 1위 업체로는 만족할 수 없다며 이같이 향후 포부를 밝혔다. 경쟁업체를 국내에서 찾지 않을 만큼 배 대표의 목표는 확고하다. 그는 일본의 멕트론사(社)를 경쟁업체이자 롤모델로 꼽았다. 멕트론은 원자재에서 SMT(표면실장기술)까지 제작하는 회사로 세계 FPCB(연성인쇄회로기판)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인터플렉스 비전의 그릇을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 실적 턴어라운드 '성장 기대'

인터플렉스는 전자제품의 '기반공사'를 담당하는 업체다. 인터플렉스가 제조하는 FPCB가 바탕이 돼야 다른 부품을 쌓아 올릴 수 있다. FPCB는 여러 전기배선을 하나의 기판에 배치해 제품 조립을 단순화하고 공간활용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특히 경성PCB(RIGID PCB)와 달리 유연한 필름형태라 휴대폰, 디지털카메라, 노트북 등 크기가 작은 전자제품에 주로 쓰인다.

인터플렉스 배철한 대표

지난해 인터플렉스는 몇 년간의 침체기를 끝내고 '턴어라운드(실적개선)'에 성공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약 700% 증가한 161억2268만원을 기록했고, 순이익은 2700% 상승했다. 모회사인 영풍과 함께 원재료를 대량으로 구입하면서 원가절감을 했고, 매출업체를 다변화한 결과다.

올 1분기 실적도 좋았다. 영업이익이 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886.6% 급증했다. 매출은 지난해 4분기보다 소폭하락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18.7% 상승하며 5년만에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스마트폰, LED TV 등 분야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간 덕분이기도 하다. 2분기 실적은 기대만큼 달성하지 못했지만 매출액 845억원, 영업이익 78억원으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인터플렉스 본사, 제 1공장.

◆ 품질과 기술력으로 매출업체 다변화

품질경영과 기술력은 인터플렉스를 국내 1위 FPCB업체로 이끈 '쌍두마차'다. 1994년 7월 '다성전자'라는 이름으로 출발할 때부터 국내 최초로 폴더형 FPCB, RIGID FPCB 등을 양산하며 선행기술 개발에 주력했다. 최근에는 초고속광통신을 지원하는 광통신용 FPCB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인터플렉스의 가장 큰 경쟁력은 고가의 원자재, 신규 장비를 쓰지 않고 기존 설비를 사용할 수 있어 원가를 낮출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수율(완전한 합격품 비율)이 90% 중반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원가경쟁력도 향상했다. 배 대표는 "고객에게 유출되는 불량품을 사전에 방지하도록 품질보증시스템을 정착시켜 왔다"면서 품질경영에도 자부심을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인터플렉스는 삼성전자(005930)에 치중됐던 거래선을 글로벌기업인 애플, 샤프 등으로 다변화했다. 샤프에 납품할 때 1차 감사(Audit)를 통과했는데 이는 업계에서 이례적인 경우로 꼽힐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사례다.

배 대표는 거래선 다변화를 위해 "애플, 샤프 등 고객사가 주최하는 전시회에 참가해 우리의 기술력과 자동화라인을 중점적으로 알렸다"며 "품질경영, 기술력을 바탕으로 1년여간 노력한 끝에 고객사의 감사(Audit)를 우수한 성적으로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휴대전화 FPCB공급에 치중해온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며 "앞으로 디스플레이, MP3플레이어 등 신규로 분야를 확대해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인터플렉스 제 2공장.

◆ "2년 후 매출 1조원 달성"

인터플렉스는 올해 매출, 수율, 제품조달시간(Lead-Time) 등 모든 경영지표의 신기록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소니에릭슨, 림, 셀코엡스 등 해외 신규 고객의 벤더(vender) 등록을 목표로 공급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배 대표는 "FPCB를 기반으로 한 SMT 및 모듈 분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며 "FPCB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오는 2012년 매출 1조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 애널리스트가 본 투자 포인트

인터플렉스는 '호(好)시절'을 보내고 있다. 올 초 8000원대 후반이었던 주가가 3배 가까이 오르며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5년 이후 과도한 단가인하 압력과 성장에 대한 우려로 단골 저평가대상이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거래처 다변화, LED TV와 스마트폰 산업의 높은 성장세에 저평가의 그늘에서 탈출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한슬기 연구원은 "휴대폰과 LED TV 성장의 가장 큰 수혜주"라며 "자동차, 의료기, 로봇 등에 고부가가치 FPCB의 사용이 점차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이어 "중국 천진 법인의 지난해 수익이 전년(4억원)보다 650% 성장한 30억원 수준을 기록했는데 이 부분도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IG투자증권 김갑호 연구원은 "3분기에 대한 기대감이 굉장히 높다"며 "갤럭시S, 아이폰에 들어간 부품에 대한 실적이 3분기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거래선이 해외로 다양화된 만큼 환율과 단가 인하 압력 문제가 위험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 김운호 연구원은 "거래선이 다양화된 장점도 있지만 해외업체들이 주를 이루는 만큼 환율 노출 부담이 커졌다"며 "원재료 공급업체와의 단가 협상에서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플렉스의 8월 20일 현재 주가는 2만1350원이다. 아이폰, 갤럭시 S등에 납품한 실적이 3분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한 상태다. 특히 올해 예상 실적이 매출액 3627억원, 영업이익 324억원으로 지난 2004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이 부분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증권사들이 내놓은 평균 목표주가는 2만6000~2만8000원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