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시즌은 겨울이지만, 올해는 시작이 좀 빠르다. 국세청은 지난 7월 예년보다 두 달 이상 빨리 국세청 홈택스 홈페이지(hometax.go.kr)에 기업(사업자)을 위한 연말정산 프로그램인 '2010년 홈택스 연말정산 프로그램'을 조기 개통했다. 올해 달라지는 내용이 많아 미리미리 알리기 위해서다. 직원들의 연말정산을 해야 하는 기업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연말정산과 관련된 세법 조항은 어떤 것이 변경됐는지 확인할 수 있다. 국세청은 이미 연말정산 시즌에 돌입한 셈이다.

연말정산은 매년 공제 항목이나 공제율이 바뀐다. 그러니 연말정산 전략도 매년 달라져야 한다. 예컨대 작년 이맘때라면 가을이나 겨울에 성형 수술이나 보약 구매를 서둘러야 했다. 이런 항목들에 대해 의료비 공제를 받을 수 있는 마지막 해였기 때문이다.

올해 달라진 연말정산 관련 주요 규정들에 딱 들어맞는 맞춤식 준비를 해보자.

당장 직불·체크·선불 카드부터 만들자

올해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직불 카드 등을 합쳐서 받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에 변화가 많다. 연간 500만원이었던 신용카드 소득공제 한도가 연간 300만원으로 축소됐다. 또 신용카드 등으로 사용한 금액이 총급여의 25%를 초과해야만 공제 대상이 된다. 작년까지는 총급여액의 20%를 초과하면 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공제 한도는 줄어들고 문턱은 높아진 셈이다.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단순히 혜택을 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현금보다 신용카드를 많이 쓰도록 유도해 개인의 지출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다. 정부는 목적이 어느 정도 달성됐다고 판단하고 공제 금액을 줄여가는 중이다.

이런 상황이지만 공제를 더 받을 수 있는 비법은 남아 있다. 공제율이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20%지만 직불카드와 기명식 선불카드, 체크카드(직불카드 기능만)는 5%포인트 높아진 25%로 결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니 아직 직불·체크·선불 카드가 없다면 일단 만들어서 지금부터라도 신용카드 대신 쓰는 것이 유리하다.

자녀(연소득 100만원 이하)의 사용분도 합산되니 자녀들에게는 직불카드 등을 사용하게 하는 것도 공제액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다.

월세 소득공제 꼭 챙겨라

올해 소득에 대한 연말정산부터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가 신설됐다. 배우자나 부양가족이 있는 총급여 3000만원 이하의 무주택 가구주인 근로자가 국민주택 규모(85㎡) 이하 주택에 대한 월세를 지출한 경우 그 금액의 40%(연간 300만원 한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실제 거주하는 주택이어야 하기 때문에 임대계약서와 주민등록표상 주소가 동일해야 한다. 부양가족이 없는 '싱글족'은 제외된다.

전국 300만 월세 가구 중 약 100만 가구가 대상이 될 것으로 정부는 추산한다. 매달 62만5000원 이상을 내는 월세에 살고 있다면 300만원(연간 월세비용 750만원의 40%) 한도를 꽉 채워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사글세와 같이 월세 비용을 미리 지급한 경우에는 올해분만 공제를 받는다.

총급여가 3000만원을 넘어서 월세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는 경우라면 다른 방법도 있다. 월세 지급액에 대해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아 신용카드 등 사용금액 소득공제에 포함해 공제를 받으면 된다.

만약 집주인이 현금영수증을 발급해 주지 않는다면, 국세청에 월세 계약서를 첨부해 현금영수증 공제 신청서를 내면 국세청이 알아서 공제를 해 준다. 신청일 이후 금액에 대해서만 적용하기 때문에 아직 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서둘러야 한다.

소득공제를 받기 위해 제출해야 하는 서류는 주택임대차 여부, 월세비용 지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월세 계약서 사본(보증금 있는 월세의 경우 확정일자를 받은 것), 지출 증빙서류(현금영수증 또는 계좌이체영수증 등)다.

친지에게 꾼 전세보증금도 공제

전세보증금으로 쓰기 위해 빌린 돈(주택임차 차입금)에 대한 공제 대상이 확대됐다. 무주택가구주인 근로자의 국민주택규모 주택 임차차입금(전세금 또는 월세보증금) 소득공제는 작년까지는 은행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것만 해당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개인으로부터 차입한 경우에도 소득공제가 가능해졌다. 주택 임차 차입금 원리금 상환액의 40%(연간 300만원 한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임대차 계약서 사본, 금전소비대차계약서 사본, 이자 등을 지급한 계좌이체 영수증 등 관련 서류를 갖춰야 한다.

달라진 장기주택마련저축

'장마'라는 줄임말로 유명한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이자·배당소득에 대한 비과세와 소득공제라는 일석이조의 절세 상품이었다. 그러나 비과세는 2012년 12월 31일까지 가입한 뒤 7년 이상 저축해야 받을 수 있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소득공제는 지난해 말까지 가입한 총급여 8800만원 이하 가입자에게만 2012년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 그러니 올해 신규 가입자라면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다. 이런 속사정도 모른 채 소득공제 받겠다며 올해 장마에 가입한다면 난센스다. 또 그동안 사업자에게만 적용되던 기부금 이월 공제가 근로자에게도 허용된다. 연간 공제 한도를 초과한 기부 금액은 다음해로 넘겨서 공제를 받을 수 있게 한다는 얘기다. 이월은 기부금별로 다르지만, 최장 5년까지 가능하다. 기부문화 활성화를 위해 공제 한도도 근로소득금액의 15%에서 20%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