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코레일 김흥성 대변인이 서울 세종로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삼성물산에 대한 코레일의 입장을 말하고 있다. /민봉기 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자산관리위탁회사의 경영권을 포기하는 즉시 사업정상화에 대한 의지와 해법을 제시할 것" 이라며 "삼성그룹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가적 프로젝트를 볼모로 삼지 말고 적극적인 결단을 내려달라"고 말했다.

코레일은 삼성물산 컨소시엄이 7000억 원 이상의 땅값을 미납해 이달 20일부터 사업협약 해지를 할 수 있지만 해지는 당분간 유보한다고 밝혔다.

김흥성 코레일 대변인은 "용산사업은 이미 중단할 수 없는 국가적 프로젝트가 됐다"며 "그런데도 삼성물산과 실무를 담당하는 용산역세권개발㈜(AMC)은 사업성과 땅값을 운운하며 시간 끌기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사업에 참여한 다른 모든 출자사도 사업정상화를 위해 자산관리위탁회사의 구조개편과 건설투자자의 외부 문호개방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 달라"고 말했다.

또 서울시에 대해서도 "서울시에 요구로 서부 이촌동이 사업구역에 포함돼 많은 부담이 추가됐다"며 "코레일이 부담을 감수한 만큼 서울시도 그에 상응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레일은 지난 13일 삼성물산 측에 AMC에서 빠져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용산사업의 주요 결정은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드림허브)'의 이사회가 결정하지만 마스터플랜 수립, 개발 및 건설, 분양 등의 실질적인 업무는 AMC가 담당한다. 삼성물산은 AMC의 지분을 45%가량 갖고 있어 용산사업을 실질적으로 좌지우지한다는 것이 코레일 측 판단이다.

그러나 코레일은 삼성물산이 AMC에서 손을 떼도록 강제할 수 없기 때문에 코레일 측 계획대로 사업의 "판을 바꿀 수"있을지는 미지수다. 우선 23일 열릴 이사회에서 AMC의 구조를 바꾸는 안을 놓고 결정을 해야 하지만 삼성 측 이사가 모두 반대를 하면 바꿀 수가 없다. 드림허브 이사회는 총 10명으로, 이 중 주요 의사결정은 8명이 찬성을 해야 하는데 삼성이 3명을 차지하고 있다. 즉, 삼성이 모두 반대를 하면 코레일은 어떤 중요한 의사 결정도 내릴 수가 없는 구조다.

코레일은 이 안건이 이사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주주 제안으로 주주총회를 열 방침이다. 주주총회에서는 3분의 2(지분 기준)가 찬성을 하면 안건을 통과시킬 수 있다. 코레일은 드림허브 지분 25%를 갖고 있고 삼성물산은 6.4%에 불과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650억 원 투자해 31조 원 개발사업에 '알박기'를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는 만큼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