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과 가뭄으로 곡물 수확량이 예년보다 25% 급감한 러시아가 이달 초 곡물 수출을 금지하면서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국제 밀 선물(先物) 가격은 두 달 전에 비해 60% 정도 치솟았다. 세계 6위 밀 수출국인 우크라이나도 밀 수출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세계가 애그플레이션(agfla tion·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발생하는 물가상승)의 충격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농산물 가격이 고공행진을 기록하면서 농업 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일반인이 농업에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전문가들은 크게 농산물펀드, 모태(母胎)펀드 그리고 농업 직접투자 등 3가지 방법을 꼽는다.

러시아 가뭄으로 밀 가격이 50여년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곡물 가격 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이 들썩이자 농업 투자에 관심을 갖는 일반인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사진은 프랑스의 한 농가에서 밀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

①농산물펀드 : 파생형 >주식형

최근 한 달 사이 국제 곡물 가격이 20% 이상 오르며 물가대란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농산물펀드는 곡물가격 상승 덕분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주요 농산물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수익률은 약 7%로 1%를 겨우 넘긴 해외주식형 펀드보다 6%포인트 정도 높다. 13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10개 주요 농산물펀드의 3개월 평균수익률은 9%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형펀드는 2.73%에 머물렀다. 반면 1년 수익률을 비교했을 땐 해외주식형(8.66%)이 농산물펀드(6.27%)보다 오히려 높다. 최근 몇 개월간 농산물펀드 수익률이 가파르게 올랐다는 뜻이다.

특히 농산물 가격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결정나는 '파생형'이 농산물 관련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파생형은 주식형보다 치솟는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반영하기 때문이다. 10개 농산물 펀드 중 수익률 상위 7개 펀드 모두 파생형이었다. 신한BNPP의 '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자1[채권-파생](종류A)' 3개월 수익률은 14.92%로 가장 높았다. 반면,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블랙록자산운용의 '월드애그리컬쳐(주식-재간접)(H)(A)'는 1.92%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형은 불투명한 증시상황 때문에 농산물 값 급등이 그대로 반영된 파생형에 비해 성적이 나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②모태(母胎)펀드는 아직 더 기다려야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 중인 농산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는 일반인이 투자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현재 6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고, 2012년엔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최대 5000억원까지 펀드 규모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펀드를 운용할 자산운용사 선정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초창기 펀드 유형은 기관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私募)형이 대세를 이룰 전망이라 일반인이 공모로 투자하려면 더 기다려야 한다.

③농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어

일반인이 송아지를 직접 사서 영농조합에 위탁사육을 시키는 방법도 있다. 송아지(6개월령) 값과 각종 사료·관리 비용을 포함해 610만원 정도를 투자하면 2년쯤 뒤 되팔아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현재 소 가격(거세된 한우 수소 기준)이 70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90만원의 이득(연 7.3%)을 올릴 수 있다. 경기북부한우협동조합(031-534-5467)과 전북 정읍 단풍미인한우영농조합(063-533-8533) 등이 위탁사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소값이 4~5년 주기로 상승·하락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 흐름을 잘 살펴봐야 한다. 또 소의 품질에 따라 판매가격이 45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다양하기 때문에 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일반인이 농지를 매입해 농어촌공사 농지은행에 맡겨 놓을 수도 있다. 영농계획서를 작성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취득허가를 얻으면, 개발 예정지가 아니라는 조건 하에 규모에 상관 없이 농지를 자유롭게 살 수 있다. 농어촌공사가 농민에게 경작을 위탁해 주고 땅 주인은 1년에 661㎡(200평)당 15만원 정도의 수익을 얻는다. 요즘 농지가격이 3.3㎡(1평)당 5만원 정도 하므로 수익률은 1.5% 안팎으로 낮다. 하지만 귀농(歸農)을 생각한다면, 고려해볼만 하다는 지적이다. 단, 농지 보유 8년 이전에 임대만 주다가 팔면 차익의 60%를 양도소득세로 물어야 한다. 8년이 지나면 세율은 36%로 떨어진다.

◆곡물값 오름세 오래 안 갈 거란 의견 많아

하지만 곡물가격 급등세는 오래가지 않을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국제 곡물 재고율(출하량 대비 재고량 비율)이 21% 안팎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국제 곡물 재고율이 20% 이상이면 세계가 모자람 없이 곡물을 공급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작황이 예년과 비교했을 때 나쁘지 않다. 미국 농무부는 올해 밀 수출이 36%가량 늘 것으로 전망했다. 하반기엔 남반구의 호주·아르헨티나 등에서도 곡물이 시장에 풀린다.

그러나 배럴당 80달러 선에서 거래되는 유가가 계속 상승한다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에 이어 다른 국가에서도 농산물 수출을 통제한다면 농산물 가격 상승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투기세력·기후변화 요인 등에 의해 농산물 가격이 출렁거리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자산의 10% 이내에서 농산물 펀드에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