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창고에 쌓아둘 만큼 많아도 사고 싶은 물건을 판매하고 있지 않으면 그 돈들은 아무 쓸모가 없다. 또한 정말 유용한 물건이 있어도 팔리지 않으면 가치가 없다. 원유도 마찬가지다. 재고가 많으면 그만큼 원유의 가치는 하락 가격도 함께 내려가지만 재고가 없는 상황에서는 원유의 가치가 상승한다. 이에 원유 재고를 통해 우리는 원유 값을 미리 전망할 수 있다.

미국의 에너지정보국(EIA :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은 오일쇼크를 통해 미국이 에너지에 대한 정보를 총괄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1973~1974년, 1978~1980년 총 두 차례에 걸쳐 국제석유가격이 상승해 석유를 소비하는 국가들을 포함, 세계가 혼란에 빠졌던 때를 '오일쇼크'라 한다. 이에 유가가격을 미리 전망해 대처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은 것이다.

EIA는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 보고서를 정부와 시장에 내놓는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시되는 것이 주간 단위로 매주 수요일 발표되는 '미국 원유 재고'로 미국 에너지정보국 홈페이지(http://www.eia.doe.gov/)에 접속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미국 원유 재고'는 미국의 에너지 관련 기업들과 정부가 채굴 혹은 수입한 원유 중 비축하는 양과 휘발유와 같이 석유제품으로 만든 것을 제외한 재고량을 뜻한다. 이를 통해 미 정유업체들의 움직임을 전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고량이 줄면 정유업체들은 판매해야 할 원유를 확보하기 위해 원유 수입에 나설 것이다. 이에 시장은 이를 알고 가격을 올린다. 반면 재고량이 늘면 정유업체들은 원유 확보에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에 시장은 가격을 내리게 된다.

지난 2008년 12월 당시 원유 재고량이 장기간의 평균치인 3억3000만 배럴을 넘어서기 시작하자 원유 값도 배럴 당 40달러대로 떨어졌다. 비록 추운 겨울이었지만 금융위기로 소비자들의 에너지 소비가 줄어 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물론 원유 값과 재고량의 관계가 항상 반비례로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이는 재고량으로 산업생산 현황을 파악, 정제된 휘발유 재고량으로는 소비측면을 파악할 수 있어 참고할만하다.

지난 28일(현지시각) 미국 EIA는 지난주 원유 재고량이 730만 배럴 증가한 3억6080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이 앞서 재고량이 230만 배럴 수준으로 늘 것으로 예상한 것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재고량 증가치는 지난 3월19일 이후 가장 큰 폭이다. 내구재 주문이 감소하자 원유에 대한 수요는 줄고 수입한 원유도 증가해 재고량이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유가는 하락,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51센트(0.7%) 하락한 배럴당 76.99 달러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