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영 브레인 투자자문 사장은 스스로를 "트렌드의 변곡점에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펀드열풍이 랩어카운트로 넘어오는 중심에 그가 서 있음을 빗댄 말이었다.

트렌드의 변곡점에 서있는 사람. 박건영 브레인투자자문 대표는 자신을 그렇게 평가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자문형 랩어카운트로 투자 키워드가 옮겨가는 중심에 그가 있었다.

전국민이 펀드에 열광해 있었던 2000년대 중반. 박 대표는 미래에셋증권의 주식운용본부장을 맡고 있었다. 그가 본부장을 맡고 있던 3년동안 3500억원 수준이었던 미래에셋의 공모펀드 규모는 20조원까지 불었다. 랩 어카운트 열풍으로 증시 자금이 투자자문사로 몰리는 요즘, 박 대표가 운영하는 브레인투자자문은 최근 3개월새 1조원 가까운 자금을 빨아들였다.

3월말 5000억원 수준이었던 계약잔고는 7월초 현재 1조4000억원이 됐다. 수익률은 그의 실력이었고, 고객들에겐 믿음이었다. 여의도 브레인투자자문 사무실에서 박대표를 만났다.

-자문사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펀드는 지금 100조원대 시장이지만 자문사 수탁자산은 2조2000억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국내주식형과 비교해도 3% 정도인데 많이 몰렸다고 보기에는 빠른 것 같다. 자문사 쏠림현상은 다른 상품을 요구하는 투자자들의 열망이 반영된 형태라 본다. 일종의 틈새시장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계좌단위로 움직인다는 랩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펀드 시장의 10%를 넘지는 못할 것 같다."

-자문사가 가진 강점이라 한다면.
"자문사는 운용사와 달리 자기 이름으로 된 펀드를 낼 수가 없다. 대신 고객이 맞춰달라는 데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어 시장 대응이 훨씬 유연하다. 포트폴리오를 10개 이내로 짤 수도 있고, 50개로 맞출 수도 있다. 자문사 입장에서 보면 제대로 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 그러다보니 브레인과 같은 스타 자문사가 생겨난거다."

-브레인의 수익률이 시장의 관심사다. 자사만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2002년 시장에 들어왔는데 한 번도 져본적이 없다. 늘 시장보다 압도적인 수익률을 거뒀다. 브레인이 담고 있는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은 20%가 넘는다. 지금의 브레인도 업력보다는 실력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다른 자문사보다 인력풀이 강하다. 특정 한 사람이 빠지더라도 운용의 질이 떨어지지 않는 시스템을 갖고 있다. 또 고객이 원하는 기준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시장 수익률만 넘어서면 된다거나, 벤치마크 스타일로 해달라거나, 종목을 10개 이내로 맞춰달라거나 하는 요구를 모두 맞춰줄 수 있다."

-포트폴리오 교체는 얼마나 자주하는가.
"핵심종목은 바꾸지 않는다. 1% 내외의 적은 비중을 둔 종목은 실적시즌에 따라 바꾸기도 하지만, 핵심종목은 1년 내내 바뀐 적이 없다. 지금까지는 주가에 따라 실적레벨도 올라갔다. 이익이 둔화되고 방향이 바뀐다면 바꿀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

-투자철학,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있다면.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에만 투자한다.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은 강한 믿음을 갖고 투자하고, 나빠진다고 보는 순간 그 주식을 파는 거다. 실적이 받쳐주는 한 쉽게 포트폴리오를 바꾸진 않는다. 이익이 둔화되는 징후가 보인다면 다른 종목으로 교체하는 것이 맞겠지만, 어디까지나 사고 팔고의 기준은 기업 이익의 방향성이 첫째 기준이다."

-대응하기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을 것 같다.
"시장이 기업의 이익에 의해 움직이는 실적장세가 아니라 매크로에 의해 움직일 때, 즉 집단적으로 움직일 때 참 힘들다. 지금 시장이 그렇다. 이익이 좋은 기업이니까 우리는 팔지를 못하겠는데, 다른 기관들이 먼저 움직이니 일시적으로 수익이 둔화된다. 하지만 3개월 후 수익률을 본다면 움직일 수 없다."

-자문사가 크게 늘었다. 금감원에서도 감독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하는데 부담되진 않나.
"자문사 랩이라고 통칭해 부르는 데 사실 천차만별이다. 시장 수익률도 못내는 곳이 많은데 자문사하면 무조건 돈을 버는 줄로 알고 있다. 계약자산도 없이 자본금만 있는 회사도 있다. 운용방법도 다 다르다. 한 마디로 부익부빈익빈. 투자자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선택해야 한다. 시장이 형성되면 감독당국의 규제는 당연한 거다. 새로운 상품이 생겨나면 시장에서 어떤 반감이 생기는지, 규제의 범위 내에서 상품이 클 수 있도록 하는 조치는 필요하다. 건전한 규제를 바탕으로 산업이나 상품이 발전하는 게 맞다고 본다."

-일반 개미 투자자들에게 투자조언을 좀 한다면.
"10%를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2배를 내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10% 정도는 좋은 우량주를 사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기업의 이익이 증가할수록 수익률도 증가하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