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지수선물 시장 거래대금이 국내 시장을 추월했습니다. 중국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CSI300 지수선물은 7월 들어 하루평균 49조원이 거래돼 41조원에 그친 한국시장을 눌렀습니다.
이같은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된 바였습니다. 중국 지수선물은 상장 첫 달인 지난 4월 20조원이 거래되며 한국 시장의 절반을 따라잡았습니다. 그러다 한 달 만인 5월에 2배 가까이 늘어난 39조원에 달했고, 6월에 41조원을 기록하며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습니다. 그러더니 7월 들어 가뿐하게 한국을 제친 것이죠.
중국 선물시장이 급성장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변동성이 커 수익을 내기에 좋고, 기존에 상품선물이 활성화 돼있어 선물거래 자체에 거부감이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작용했습니다. 워낙 투기적인 성향이 강한 중국인들의 심성도 한 몫했다는 평가입니다.
국내 선물시장 참여자들은 중국 선물시장의 급성장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선물시장은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성격을 갖고 있어 투기적인 매매가 붙으면 추종매매가 따라붙게 마련입니다. 유동성이 유동성을 부르는 격이죠.
기관과 외국인의 참여가 막혀있는데도 저정도면 나중에 투자대상이 확대됐을때 코스피200 선물시장도 삼켜버릴 수 있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옵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선물거래를 하는 외국인들이 유동성이 더 풍부한 중국증시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점은 단순히 선물거래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물은 기본적으로 현물을 헤지하는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코스피200 편입종목 100억원 어치를 사면 비슷한 규모의 선물 매도를 통해 주식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 하는 것이죠.
선물 유동성이 한국에서 중국으로 넘어간다면 외국인들이 그만큼의 중국 주식을 사지, 한국 주식을 사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선물거래가 많은 시장이 헤지거래를 하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거래소의 생각은 다릅니다. 중국 시장이 커지면 한국시장도 더 커진다는 계산입니다. 중국과 한국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 중국의 지수선물 거래는 한국의 지수선물 거래를 많은 부분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진수형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본부장은 "중국 선물시장이 커지는 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틀린 얘기는 아닙니다. 아직 중국의 금융제도가 미비한 만큼 중국시장에서의 리스크를 감안한 외국인 투자자가 대안 투자처로 한국을 염두에 둘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중국과 한국과의 롱숏거래로 두 시장에서의 차익거래를 노려볼만도 합니다.
하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이는 어디까지나 기대일 뿐"이라고 일축합니다. 선물시장은 무엇보다 유동성이 중요합니다. 중국의 개방성이 커지고 투기적인 거래뿐만 아니라 차익거래까지 가능해진다면 굳이 한국 선물시장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거죠.
아직 어느 쪽 말이 맞다고 하기엔 이릅니다. 중국 선물시장은 덩치만 크지 아직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합니다. 한국과 진검승부를 벌이기에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 많습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듯 합니다. 우리도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입력 2010.07.2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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