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살던 네 가족이 어느 날 갑자기 한 집에 살게 됐다. 이제는 한 식구가 됐지만, 화목하게 지내지 못했다. 서로 견제하고 비난하면서 지낸 지 5년, 그런 그들이 이제는 정말 하나가 되겠다고 한다.
복잡하게 얽힌 가족 드라마 같은 이 이야기의 실제 주인공은 한국거래소 노조다. 지난 2005년 증권거래소, 코스닥시장, 코스닥위원회, 선물거래소가 통합해 현재의 한국거래소(당시 한국증권선물거래소)가 만들어지면서, 당시 4개 기관에 있던 노조도 하나로 합쳐지게 됐다.
그러나 통합은 불완전했다. 4개 노조가 하나가 되지 못하고 둘이 됐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 출신은 단일노조로, 코스닥위원회와 선물거래소 출신은 통합노조라는 이름으로 뭉쳤다. 단일노조는 현재 400여명, 통합노조는 200여명가량이다.
그동안 두 노조는 출신기관에 따라 편 가르기, 신용협동조합 가입과 관련 의견 충돌, 신입 노조원 쟁탈전 등으로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그랬던 그들이 지난 14일 '노조통합 추진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통합 절차에 착수했다. 각 노조의 수석부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해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고 앞으로 이견을 조율해나갈 계획이다. 여기서 마련된 합의안에 조합원들이 동의하면 통합이 이루어지게 된다.
물론 아직 이 둘의 간극은 존재한다. 단일노조 측에서는 통합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가 되면 설 자리가 없어지기 때문에 통합에 나섰을 거라고 보고, 통합노조 측은 단일노조가 자신들을 흡수해버리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통합의 당위성에 대해서만큼은 생각이 일치했다. 박흥수 통합노조 위원장은 "그동안 서로 간에 반목과 질시가 심했다면서 내년 2월까지인 임기 동안 진정한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유흥열 단일노조 위원장역시 "5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통합에 대한 직원들의 요구가 커졌다"면서 "전체 노조를 위한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합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이 한 지붕 두 가족이야기는 서로 화합하는 모습으로 끝이 날 수 있을까? 앞으로의 향방이 궁금해진다.
입력 2010.07.19. 17:42 | 업데이트 2021.04.14.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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