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가 더블딥 논란으로 한창이다. 부진한 미국의 경제지표와 중국의 경기둔화, 그리고 재정위기로 긴축정책에 들어간 유럽의 사정 등 녹록치 않은 글로벌 여건이 더블딥 이슈의 정점에 있다.

더블딥 논란은 국내증시로도 옮겨 붙었다. 주식시장은 2분기 기업실적이 호조세를 나타낼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전전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우리는 사정이 좀 낫다는 위안이 상대적 강세를 설명하고 있을 뿐이다.

그러나 하락세까지 막을 순 없었다. 지난 6월 24일 1740선 문턱에서 또 한번 좌절을 맛본 코스피 지수는 급기야 7월 들어 1650선까지 미끄럼질치듯 밀려 내려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더블딥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주식을 매수할 시기가 다가 오고 있다는 주문을 내고 있기도 하다.

◆무엇이 더블딥을 만드나..G3가 주인공

더블딥 요소는 G3(미국·중국·유럽) 지역 전체에 걸쳐 산재한다. 유럽의 경우 7월 만기가 도래하는 443억유로 규모의 국채가 부담스럽다. 최근 유럽지역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고 있어 무사히 해소될 지 여부가 관심이다.

그러나 정작 논란의 불씨를 지핀 건 유럽보다 미국이다. 나아지는가 싶던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다시금 방향을 아래로 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올 들어 처음 감소했으며 민간 부문 고용 역시 예상치에 못미쳤다. 주택, 소비, 제조업 지표도 줄줄이 하락세다.

여기에 믿었던 중국까지 동참했다. 중국의 구매자관리지수(PMI)가 2개월 연속 하락했고, 중국의 4월 경기선행지수도 하향조정됐다. 민간에선 중국의 경기둔화가 예상보다 가파를 것이란 진단이 나오는 있는 반면 중국 당국은 심각한 경기둔화는 없을 것이라 자신하는 등 전망도 엇갈린다.

◆ 바닥 다지는 진통..경기는 속도조절 중

그러나 지금의 경기지표가 일시적인 회복을 보이다가 다시금 하락세로 꼬꾸라지는, 이른바 더블딥의 전조라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이 둔화되고는 있지만, 말 그대로 회복이 둔화되는 것이지 다시 아래방향으로 꺾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나대투증권은 과거 사례를 근거로 들며 더블딥이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라 강조했다. 대공황 이후 미국의 GDP 성장률을 살펴보면 사전적 의미의 더블딥은 1980년대 초반이 유일하다는 평가다. 지금은 더블딥처럼 보이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것.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60년대 이후 미국경제는 전형적인 설비투자 순환주기 즉, 주글라 파동을 보여주고 있다"며 "파동이 시작되는 초기 항상 더블딥 논란이 있었지만 80년대 뿐이었고, 이때도 사실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진 못했다"고 설명했다.

신영증권은 미국의 부동산 시장을 예로 들었다. 과거 부동산 위기의 경우 가격면에서 고점 대비 35% 하락하고, 기간으로 평균 5년 정도면 바닥에 도달했는데 지금 미국의 부동산은 가격대비 30.5%, 기간으로 하면 4년이라는 설명이다. 진바닥은 아니더라도 더 이상 큰 폭의 하락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미국의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세제혜택의 축소로 거래지표들이 부진한 것"이라며 "가격은 이미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과거 더블딥 발생 시기에는 디플레이션을 동반했음에도 충분한 유동성이 없어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했다"며 "그러나 이번 금융위기에는 막대한 유동성이 공급돼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을 개선시켰고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권이라 더블딥과는 다른 상황"이라 설명했다.

◆한국증시의 디커플링..눈높이만 낮추면 문제없어

무엇보다 증권가에서 논란의 핵심은 국내증시가 그래도 버텨줄 것인가, 아니면 이같은 불확실성 속에 주저 않을 것인가의 여부다. 지금까지는 글로벌 증시 대비 선전했다는 사실이 기대감인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더블딥 우려가 실제보다 증폭돼 있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다시 떨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연초에 나온 상황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조성준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경기순환 사이클상 2분기 순환적 경기둔화를 유발할 것으로 시장은 이미 예견했었다"며 "지나치게 확대된 더블딥 우려로 주식시장의 조정이 진행될 경우 저가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라"고 강조했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위원도 "미국의 고용여건은 악화되기보다 횡보국면"이라며 "미국 기업이익 전망은 더블딥과 거리가 멀고, 국내기업이익 전망은 더 좋다"고 평가했다.

이에 한국증시의 상대적 강세에 대해 믿음을 가져도 좋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국내경제와 주식시장 여건이 상대적으로 양호하고 무엇보다 견조한 기업이익이 더블딥과는 거리가 멀다는 해석이다.

이재만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불안감이 다소 남아있긴 하지만 미국과 아시아 지역의 경기모멘텀이 재차 강화되고 있다는 점, 유로존 중에서도 독일과 같은 곳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성장률과 할인율 격차, 수익률 격차 등이 재차 상승전환하며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어 추가상승 시도가 이어질 것"이라 내다봤다.

그러나 글로벌 증시가 불투명한 만큼 레벨을 높게 잡을 수 없다는 신중론에도 힘이 실렸다. 앞으로 마주하게 될 매크로 지표가 지금과 마찬가지로 횡보국면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서다.

대신증권은 "7월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은 긍정적 지표보다 부정적 시그널을 더 많이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의미있는 반등신호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경기민감주보다 경기 방어주의 대응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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