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과 직접적으로 접촉하며 물건을 파는 사장님들은(소매업자) 물건이 잘 팔리지 않아 재고가 많이 쌓이면 주문을 줄이거나 주문을 취소한다. 그럼 백화점과 가게들에 물건을 공급하는 도매업자는 어떻게 될까. 도매업자들도 물건을 받은 공장에 전화를 걸어 주문한 물건을 취소하거나 주문량을 줄인다. 이에 물건을 제공하는 공장들은 물건 생산을 감축 및 중단해야 한다. 공장은 주문이 현격히 감소하거나 안들어오면 결국 폐쇄된다. 이에 거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자연스럽게 대량해고된다.

대량 해고 사태에까지 다다르면 결국 주 소득이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또다시 소비자 지출도 줄어 재고가 쌓이는 악순환이 이어져 경기가 후퇴한다.

반면 수요는 많은데 팔 물건이 없으면, 즉 재고량이 없으면 그만큼 창출할 수 있는 이익을 자신의 재고관리 부족 탓에 못 얻는 것이다.

기업들은 언제든지 판매 가능한 충분한 재고는 보유하고 또 동시에 넘치지도 않는 재고를 지니고자 한다. 그럼 그 ‘충분한 양’이란 어느 정도를 말하는가? ‘재고율’이 유용한 지표다. 재고율이란 최근 월간 판매율을 기준으로 전체 재고 판매에 소요되는 개월 수를 측정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적어도 1개월 반 분의 판매량, 즉 재고율 1.5를 비축해놓는 것을 적절하다고 한다.

하지만 산업별로 더 낮은 수준의 재고가 바람직할수도 있고 더 높은 수준의 재고가 바람직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동차산업의 경우에는 1개월 반 분량이 아닌 2개월 분량, 즉 재고율 2.0을 보유하는 것은 적절하다고 본다.

재고율을 통해 미래 상황을 예측할 수도 있다. 낮은 재고율은 기업들이 재고를 다시 비축해 놓을 수 있도록 재촉함으로써 향후 경제성장의 발판으로 작용한다. 반면 재고가 판매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면 결국 경제가 후퇴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재고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다. 물론 판매와 생산 감소가 기업의 이윤 감소로 이어질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이미 기업재고보다 앞서 발표되는 소매업매출액, 제조업매출액, 도매업매출액을 통해 투자조정을 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11일 미국 상무부가 4월 기업재고를 조사한 결과 기업재고가 예상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기업재고는 전달대비 0.4% 증가, 블룸버그 통신의 예상치인 0.5% 증가를 하회했다. 판매는 0.6% 증가해 판매증가율이 재고증가율을 넘어섰다. 4월 기업재고 결과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1.23개월치의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매업체들의 재고는 전월대비 0.2% 증가했고, 공장재고는 0.5% 증가, 도매재고는 0.4%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