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통신해양기상위상인 천리안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천리안을 우주로 올려 보내주는 우주발사체 아리안이 27일 오전 6시 41분 발사했다"며 "발사 직후 38분이 지난 오전 7시 19분쯤 호주 동가라(Dongara) 지상국이 천리안과 첫 교신하는 데 성공했다"고 27일 밝혔다.

이후 천리안은 발사 후 3시간이 지난 시점에서 예정된 태양전지판을 부분전개했다. 태양전지판을 통해 에너지를 자체 양산하게 된다.

27일 현재 천리안은 타원형 궤도를 돌고 있다. 천리안이 비행 중인 타원형 궤도는 지구와 가장 가까운 근지점이 지상 251킬로미터, 가장 먼 원지점이 약 3만 6000 킬로미터이다.
이후 천리안은 점차 근지점의 고도를 높여 2주 후에는 목표 궤도인 3만 6000킬로미터의 정지궤도에 오르게 된다. 정지궤도에 오른 천리안은 6개월에 걸쳐 해양, 기상, 통신 기능의 각종 부품들을 점검한다. 올 12월이면 천리안이 보내주는 위성기상 정보를 지상에서 받아 국내 일기예보에 반영할 예정이다. 이후 천리안이 7년간 보내 주는 위성 기상정보를 바탕으로 기상 예측이 한결 정확해질 전망이다.


천리안은 기상 정보는 물론 적조 지수, 해류 흐름, 엽록소 농도 같은 해양 정보도 수집한다. 송신 간격은 8분에 불과하다. 이때 천리안이 한 번에 관측하는 지상의 면적은 100만 ㎢에 달한다. 한반도 전체 면적이 약 22만㎢이니 천리안은 한 번 관측으로 한반도 약 5배 영역의 기상, 해상 정보를 얻는 셈이다.

천리안 운영으로 우리는 독자적인 위성기상 정보를 구축하게 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 MTSAT-1R 정지궤도 위성으로부터 1시간에 2번 구름 영상을 받고 있으며, 미국 NOAA 저궤도 위성으로부터 하루 8번 기상 정보를 받고 있다. 일본, 미국이 보내주는 기상 정보량은 비상시라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 즉 한반도에 태풍이 몰아치든, 폭설이 쏟아지든 일본, 미국에서 받을 수 있는 기상 정보량은 동일하다. 따라서 천리안이 가동되면 우리는 보다 정확하면서도 빠른 기상 정보를 우주에서 얻을 수 있다.

천리안의 성공적인 임무가 시작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7번째로 독자 정지궤도 기상위성을 운영하는 국가로 기록된다.
천리안의 핵심 부품인 통신탑재체는 국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해양탑재체는 프랑스 아스트리움이, 기상탑재체는 미국의 ITT사가 개발했으며 총괄 제작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아스트리움사가 담당했다.


천리안은 우리에게 있어서는 우리 기술이 포함된 첫 정지궤도 위성이라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1992년 발사한 KAIST 인공위성 우리별을 기점으로 많은 위성을 개발해 쏘아 올렸지만 우리 기술이 들어간 위성은 모두 저궤도 위성이다. 현재 위성 방송용 위성인 무궁화 위성이 있지만, 해외에서 제작해 우리가 운영하고 있어서 우리 기술이 제작에 참여한 첫 정지궤도 위성은 천리안이다.

현재 위성산업의 주류는 정지궤도 위성 분야로 전체 위성 시장의 80%에 이른다. 정지궤도 위성은 기술적 수준도 높으면서 위성 대당 가격도 저궤도 위성보다 10배 정도 비싼 수천억원에 달한다. 천리안의 개발 비용도 3500억원에 이르렀다.
따라서 천리안의 성공적인 임무 수행은 국내 위성 제작 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며 향후 위성 산업의 주류라 할 수 있는 정지궤도 위성 시장에 한국이 뛰어든 첫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