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지만, 결국 해냈습니다."
21세기판 '피사의 사탑'으로 불리는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이 23일(현지시각) 오후 3시 쉘던 아델슨 샌즈그룹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식 오픈 행사를 가졌다.
이 호텔을 시공한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은 공식오픈 행사에 앞서 싱가포르 시내 칼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공사는 쌍용건설이 축적한 기술의 승리"라고 말했다.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소감은.
"샌즈그룹은 참 까다로운 발주처인데, 아델슨 회장으로부터 '공사를 잘 해줘서 기쁘다'는 평가를 받았다. 싱가포르 도착 후 아델슨 회장과 함께 현지 기업인을 만난 자리에서 '쌍용건설이 좋은 계약자(good contractor)인가'라는 질문에 아델슨 회장이 '최고의 계약자(best contractor)라고 소개했다."
-싱가포르에서도 이번 공사에 관심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22일 오후에 리콴유 전 총리가 직접 마리나베이 샌즈 리조트를 다 둘러봤다. 싱가포르 총리가 민간 기업 행사를 앞두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는 일은 드물다는 점에서 관심이 큰 것 같다."
-이번 호텔 공사를 성공적으로 끝낸 비결은.
"첫째가 안전성을 담보한 공법이고, 둘째는 공기 단축이다. 우리가 높은 가격(경쟁업체보다 1000억원 높았음)에도 공사를 수주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런 때문이었다.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세계적인 구조안전 전문업체나 강선 전문업체, 계측 전문가들을 모두 끌어모았다.
수백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신공법을 만들었다. 건설회사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기술력의 차이가 크다. 이번에는 기술의 승리였다. 고층 건축물은 이제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고 있다. 기술이 없으면 입찰 자체에 참여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 물론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면 공사를 할 수도 없다."
-건물을 지을 때 걱정은 없었나.
"처음엔 만나는 사람마다 '저 건물이 올라가겠느냐', '불가능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솔직히 52도 기울어진 건물과 똑바로 세운 건물이 만나는 23층 공사가 진행된 작년 이맘때쯤엔 밤잠을 설쳤다. '혹시라도 무너지면 어떡하나'라는 생각에 거의 매일 현장에 연락해 상황을 체크했다."
-공사 진행 중 사고는 없었나.
"현장에 하루 최대 6000명이 넘는 다국적 근로자 일했지만, 공사 중 재해가 단 한 건도 없었다."
-완공 후 건물이 이상이 생길 수도 있지 않나.
"현재 52도 기울어진 건물은 당초 위치보다 약 150㎜ 동쪽으로 떨어져 있었다. 건물 상층부의 하중을 감안한 의도적인 설계 때문이었다. 현재 이 이격거리가 우리 예상대로 40㎜로 줄어들면서 건물 구조 안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다만, 완공후 6개월 동안은 우리가 계속 구조 안전 부분을 관리할 계획이다."
-이번 호텔공사가 갖는 의미는.
"사실상 쌍용건설의 기술력을 보증받은 것이다. 또한 조직력도 인정받았다고 본다. 지난주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신도시 프로젝트 참석했는데, 우리 회사 설명을 길게 할 필요가 없었다. 실적이 있고, 기술과 인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발주처가 이미 인정하고 있었다."
-샌즈그룹에서 추가 공사 요청은 없었나.
"마카오에서 샌즈그룹이 준비 중인 3차 투자 사업에 들어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아델슨 회장은 아시아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추가 수주 가능성은.
"이번 프로젝트 성공으로 싱가포르에서는 건축 시장의 강자로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본다. 현재 사우스로드라고 이번 프로젝트와 비슷한 규모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데, 발주처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싱가포르의 마지막 도심 매립지역으로 위치가 아주 뛰어나다."
-요즘 해외 건설 시장도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금까진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해외에서 플랜트를 많이 했는데 유럽 쪽에서 유로화 약세를 발판으로 다시 밀고 나와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그래서 다시 토건으로 돌아가는 추세다. 우리는 고급토건 분야에서 자신있어 유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앞으로 랜드마크 위주로 입찰할 계획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고, 기술력도 인정받은 만큼 제값받는 공사를 하겠다. 사실 중국이 아프리카를 비롯해 해외 진출 많이 했는데 한 번 써보면 발주처가 다시 안쓰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브랜드 가치만 높으면 공사가격이 높아도 신뢰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이번 공사 성공으로 돌파구를 열었다고 본다."
-싱가포르가 가진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싱가포르 최대의 장점은 일관성이다. 정책 목표가 오래간다. 장관들이 자리만 바꿔서 오래하는 경우가 많아다. 자기 부처 이익보다는 나라 전체의 장기적 성과를 우선적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한 사람의 머리가 아니라 공동의 지혜를 모은다. 정치 이외에는 토론이 활성화돼 있다. 이것이 두바이와 다른 점이다. 장관 연봉이 10억을 넘어서 부패도 없다. 총리도 자기 맘대로 못하는 나라다."
입력 2010.06.23. 16:00 | 업데이트 2021.04.1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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