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1일, 기획재정부는 물가연동국고채 입찰을 재개했다. 지난 2007년 발행했던 물가연동국고채가 있었으나 당시는 원금 보장이 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져 시장에서 잘 유통되지 못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해 원금보장이 되는 새로운 물가연동국고채를 내놓은 것이다.

국가마다 다양한 물가연동국고채가 있는데 미국의 경우 대표적인 물가연동국고채를 TIPS(Treasury Inflation Protected Securites)라고 한다. 물가연동국고채는 이름 그대로 국채의 원금 및 이자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켜 국채투자에 따른 물가변동위험을 제거하고 채권의 실질 구매력(Purchasing Power)를 보장하는 국채를 말한다.

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TIPS의 이자금리는 그만큼 높아져 일반 국채보다 투자매력도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일반 국채보다 금리가 낮은(가격은 비쌈)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고 이는 물가를 반영한 금리인만큼 현재 시장에서 측정되는 실질금리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일반적인 국채의 수익률은 물가가 반영되지 않는 명목금리를 나타낸다.

따라서 TIPS 스프레드(금리격차)는 국채수익률에서 TIPS 수익률을 뺀 값으로 명목금리에서 실질금리를 뺀 기대인플레이션, 즉 향후 인플레이션의 발생 가능 정도를 나타낸다. TISP 스프레드의 사용용도는 결국 기대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데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면, 지난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7월 5년물 TIPS 스프레드는 꾸준히 증가하며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실물경제로의 전이되려는 양상을 보이고 원유에 대한 과도했던 투기거품이 꺼지며 TIPS 스프레드는 급락하기 시작했다. 결국 금융위기와 실물경기 침체가 동시에 나타나며 2009년 경기둔화의 정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은 TIPS 스프레드에도 반영돼 1997년 TIPS가 발행된 이래 처음으로 2008년 10월말에 TIPS 스프레드가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하게 됐다. 즉 실질금리가 명목금리보다 높은 물가가 떨어질 수 있는 디플레이션에 대한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2008년 10월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추세로 국채수익률은 하락했고 TIPS 수익률은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전환되며 TIPS 스프레드는 추가적인 하락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TIPS 채권 가격의 상승을 의미하며 유동성 공급에 따른 인플레이션 요인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TIPS 스프레드는 소비자물가지수(CPI) 통계보다 선행하는 경우가 많고 일간 단위로 시장의 기대치를 짐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