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 우선주 물량이 많은 신규상장 종목들의 주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환 우선주 물량 자체가 반드시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하지는 않는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이익, 이자배당, 잔여재산의 분배 등에 있어서 우선적 지위기 인정된 주식이다. 대개 영업이 부진한 회사가 신주 모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설립 시 발기인을 우대해 발행하는 '이익배당우선주'가 대표적인 우선주다.

지난 1일 상장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기업

투비소프트(079970)

는 상장 첫날 공모가 8000원보다 2배 높은 시초가 1만6000원을 형성했다. 상장 첫날 종가 1만8400원으로 상한가 기록 후 6일째 하락세를 기록하다 지난 16일 두 번째로 상한가를 쳤다가 주가가 다시 하한가 가까이 떨어졌다. 투비소프트는 현재 코스닥 시장감시본부로부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된 상태다.

투비소프트는 상환전환 우선주의 물량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하락세를 기록하는 경우다. 투비소프트의 상장주식수는 350만3000주로 이중 유통가능주식수는 101만1386주(49.38%), 우선주만 145만4880주에 달한다.

상장 첫날, 투비소프트의 최대주주 스틱일자리창출펀드와 JAFCO Asia Technology Fund Ⅱ, Intel Capital Corporation 등은 각각이 소유한 13.83% 총 145만여주의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 청구, 코스닥시장본부의 승인을 받았다. 투비소프트는 지난 14일 보통주를 추가 상장하면서 물량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주가가 하한가까지 내려갔다. 주가는 다시 이튿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다시 3일간 내림세로 돌아서며 요동을 쳤다.

회사 측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고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 우선주 전환으로 신규 자본이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회사에는 악재”라고 우선주 전환에 대해 설명했다.

지난 1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완제 의약품 제조업체

이연제약(102460)

도 유통가능주식수가 적은 가운데 전환 우선주 물량이 많은 종목으로 꼽힌다.

이연제약의 상장주식수는 1290만주로 187만1000주(15.98%)가 유통가능주식수다. 유통 불가능한 구주주가 948만2000주(80.96%)에 달하며 우선주는 118만8000주다. 이연제약의 공모가는 1만6500원으로 시초가도 이와 같은 가격으로 형성됐다가 상장 첫날 종가는 1만405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연제약는 그 뒤로 지금까지 하한가, 하락세를 지속하다 지난 15일 2%대로 반짝 오름세를 기록,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며 주가가 지지부진하다.

이연제약의 상장전환우선주는 상장 첫날부터 전환청구가 가능했기 때문에 물량 부담으로 주가가 약세인 것으로 풀이됐다.

투비소프트와 이연제약은 모두 상장전환우선주 물량이 주가 약세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솔라시아는 오히려 전환 우선주 물량을 털어내고 주가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다.

지난 9일 코스닥에 상장한 USIM(범용가입자식별모듈)카드업체

솔라시아(070300)

는 솔라시아는 상장 첫날 공모가 5000원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시초가 9500원을 형성, 종가 8080원으로 첫날 하한가로 거래를 마쳤다. 그 뒤로 지난 11일 우선주 66만6666주를 보통주로 상환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6% 이상 오름세로 반전했다. 솔라시아는 이틀 연속 상한가 행진 기록 후 지난 15일부터 5~6%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솔라시아의 상장주식 수는 총 504만566주로 이중 유통 가능 주식 수는 318만9049주(63.27%)다. 이번에 상장전환 우선주 66만6666주를 1대 1의 비율로 모두 보통주 상환하면서 솔라시아는 오히려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상장전환우선주의 보통주 상장예정일은 오는 24일이다.

솔라시아의 우선주 전환청구권자는 KTIC24호 벤처투자조합과 2005KIF-KTIC IT전문투자조합이 소유한 주식 각각 33만3333주였다. 이로써 솔라시아의 보통주 주식은 437만3900주에서 504만566주로, 보통주 자본금은 기존 21억8695만원에서 25억2028만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회사 측은 "아직 상장 초기 단계여서 우선주 전환이 주가에 호재가 될지 악재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우선주 전환 공시 이후 상한가까지 올랐던 주가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앞으로 주가를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은 반드시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신한금융투자증권 최준근 연구원은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데 있어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수요가 회사마다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투비소프트의 경우 워낙 우선주 물량이 많아서 주가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우선주를 언제 보통주로 전환하는가 하는 ‘시기’도 수급에는 중요한 문제”라고 전했다.

또 최 연구원은 특히 잘 알려지지 않은 신규 상장 종목일수록 우선주가 수급문제에 영향을 크게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밖에도 전환 우선주 물량이 있는 신규상장 종목으로는

모바일리더(100030)

케이엔디티앤아이(046120)

등이 있다.

싱크(Sync), 멀티미디어 솔루션 기업 모바일리더는 지난 5월 25일 코스닥 시장에 신규상장했다. 328만3714주의 상장주식주 중 28만5714주가 우선주다. 모바일리더의 공모가는 1만5000원으로 시초가는 2만1000원이었다. 상장 이튿날까지 주가가 하한가 가까이 떨어졌다가 상장 나흘째 상한가로 치솟았다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현재까지 번갈아가며 5%대 안팎의 상승세와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 15일 코스닥에 상장한 비파괴검사 전문업체 케이엔디티앤아이는 상장주식수 744만9685주 중 33만2349주가 우선주 물량이다. 공모가는 8500원보다 높은 시초가 1만1000원을 형성, 첫날 하한가를 기록한 이후에도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