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우주개발 약소국'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작년 8월 1차 발사에 이어 두 번째 나로호 발사에 또다시 실패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0일 "나로호가 10일 오후 5시 1분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뒤 137.19초 만에 폭발했다"고 밝혔다. 나로호가 폭발한 지점은 발사지점에서 남쪽으로 87㎞, 고도 약 70㎞ 상공으로 추정됐다.
이번 폭발은 러시아 기술진이 제작한 1단 엔진이 이상(異常)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진 건국대 교수는 "나로호가 폭발한 시점은 1단 엔진으로 추진되는 구간"이라며 "1단 엔진 이상이 가장 유력하다"고 말했다.
한 우주항공 전문가는 "흐루니체프사가 만든 나로호 엔진(RD-151)은 러시아 차세대 발사체 '앙가라'를 위해 아직 개발 중인 엔진"이라며 "러시아가 불안정한 엔진을 돈 받고 한국에서 시험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국은 나로호 발사를 위해 러시아측에 2억달러(약 2500억원)를 지불하고 두 차례에 걸쳐 나로호의 1단을 들여오기로 했다.
항우연은 당장 독자적인 원인 규명이 어려운 만큼, 러시아 기술진과 2~3차례 협의를 가진 뒤 원인 규명과 추가 발사 논의에 본격 나선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나로호 2차 발사 실패가 '우주항공 분야 후진국' 한국이 처한 냉엄한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한다.
당장 1단 엔진 이상이 가장 유력한데도, 원천기술을 갖지 못해 자체적인 원인 규명을 할 수 없다는 것.
실제 한국의 우주개발 기술 자립도는 50~75%(액체엔진 분야 60~70%, 위성 분야 65~70%, 발사체 분야 70~75%)에 불과하다. 나로호 발사로 발사대 시스템 등 일부 분야는 러시아로부터 설계도를 전수받아 자체 기술을 확보했지만, 자체 기술을 적용할 때는 일일이 러시아를 설득해내야만 했다.
이창진 교수는 "사실 러시아가 아직 개발하고 있는 엔진을 도입한 것도 MTCR(미사일 통제체제) 등 로켓 기술 이전에 규제가 엄격한 국제 환경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우주개발 강국이 되기 위해 배워가는 과정으로 생각하고 나로호 교신 자료 등을 모으고 나로호 실패 과정을 잘 복기(復棋)해 하나라도 더 독자 기술을 축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