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우회상장 시장이 주춤한 모습이다. 시장 참여자들은 우회상장 통로(쉘)로 사용되는 기업들이 지나치게 높은 상장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감독 당국의 강화된 상장폐지 요건 등도 우회상장 시장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 코스닥 상장사인 A사는 최대주주의 보유주식 664만3661주를 포함한 총 716만주(25.78%)와 경영권을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 회사 측이 요구한 매각액은 150억원 규모. 당시의 주가 수준을 감안해 지분 가격 54억원과 회사의 부채 30억원을 제외하고, 약 66억원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요구한 것이다. 악성부채와 적자 지속 등 고질적인 문제가 있었던 A사는 결국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상장 폐지됐다.
얼마 전 코스닥 상장사인 B사도 최대주주의 보유 주식 800만주(12.95%)를 시장에 매물로 내놓았다. 회사 측은 현재 지분 가치 이외에 프리미엄 명목으로 70~80억원 정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사는 몇몇 부티크들과 접촉하고 투자제안서(IM)를 돌리는 등 원매자를 물색하고 있지만,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기업은 없는 상태다.
위와 같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매각자 측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을 경영권 프리미엄 또는 상장 프리미엄이라고 부른다.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쉘로 사용될 기업에 지분 가치와는 별도로 프리미엄을 얹어주고 상장사의 지위를 얻게 된다. 시장이 호황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적정 수준의 프리미엄은 매각자, 인수자 양측에 합리적인 요구 사항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조정 국면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우회상장을 전문으로 하는 부티크 관계자는 "보통 감사시즌이 끝나면 일단 상장폐지 가능성이 크게 줄어든 만큼 쉘들의 가격도 오르는 게 보통"이라며 "그러나 최근에는 주가 조정과 함께 상장폐지 요건이 강화되면서 감사시즌이 끝났다고 해도 안심하는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잠재적인 리스크로 인해 시장으로부터 언제 견제를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평균 70~80억원 규모로 유지되고 있는 상장 프리미엄을 주고 우회상장을 추진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이 상당히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도 "기업을 매각하고자 하는 오너와 인수자 측의 시각 차이가 매우 크다"면서 "오너는 향후 주가 상승기에 대비해 조금이라도 높은 가격을 받을 목적으로 일정 수준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으나, 인수자 측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입력 2010.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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