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다시 봐도 쏙 빼닮았다. 중국 자동차업체 BYD의 '새 상표' 얘기다. 세계적인 거부(巨富)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의 투자로 관심을 모은 이 회사는 기아차의 디자인을 고스란히 베낀 로고를 새로 선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BYD가 최근 바꾼 로고는 붉은색 원 안에 회사의 머리글자인 알파벳 'BYD'를 채워 넣고, 아래에는 'BYD AUTO'라는 문구를 넣었다. 기아차 로고의 디자인과 색상, 글자 배치가 놀랄 만큼 비슷하다.

BYD가 다른 자동차업체 로고를 '베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까지 쓰던 로고는 독일 BMW와 유사하다.

검은 동그라미 안에 하늘색과 흰색을 섞고, 아래쪽 가장자리에 BYD라고 표기했다. BMW와 다른 점은 색상의 분할방식 정도.

왼쪽부터 기아차, 중국 BYD의 새 로고. 형태₩색상뿐 아니라 알파벳 배치까지 빼닮았다. 그 다음은 BMW 로고와 BYD 옛 로고.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베끼기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자체 생산을 갓 시작하던 단계부터 해외의 인기차량 디자인을 고스란히 베껴왔다. GM대우는 "경차 '마티즈'를 표절했다"며 지난 2005년 중국 체리자동차에 지적재산권 침해소송을 내기도 했다. 4월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도 여전히 '짝퉁차'들이 다수 출품됐다. 그러나 회사의 얼굴이나 마찬가지인 로고까지 베끼는 것은 너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기아차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고는 1965년 설립된 기아차의 전신인 아시아자동차 때부터의 흔적이 남아 있다. 2000년 '옵티마'를 출시하며 잠시 로고를 바꿨지만, 얼마 안 지나서 원래 스타일로 돌아왔다. 일부 소비자들로부터 '촌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하지만, 기아차는 현행 로고 디자인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한다.

기아차 관계자는 "로고를 따라 한다고 회사 가치도 같아질 수는 없다"면서 "전통이 담겨 있지 않은 로고는 그저 단순한 '딱지'에 불과하기 때문에 법적 대응까지 생각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