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더멘털은 나쁘다. 그러나 일시적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 있다

1. 건설업종의 하반기 전망은 '흐림'이다.

건설주의 업사이드 포텐셜 (Upside Potential·상승 잠재력)에 대해 먼저 살펴보자. 급변하는 주식시장의 흐름이 안정되면 오랫동안 소외돼왔던 건설주, 지주관련주 등 대중주 성격의 종목군에 대한 반등을 노리는 시장참여자가 조금씩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건설산업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특별한 경기회복의 조짐을 보일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등에 대한 개연성을 염두에 두는 이유는 전통적으로 건설주는 내재가치 (fundamental)에만 근간해 주가 흐름을 형성하지 않고, 경우에 따라서 심리적 요인(sentimental)과 수급 요인(riquidity)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점 때문이다.

부연하면 건설산업의 펀더멘털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더 나아가 내년에도 크게 희망적이지 않다. 조금 과장하면 펀더멘털 요인이 짧은 기간 변해 의미있는 주가 촉매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다.

반면 센티멘털은 현재 시장참여자들의 초미 관심사인 자율구조조정의 성과가 어느 정도 윤곽이 나타나면 투자심리가 의외로 안정세를 나타날 수도 있음을 예견케 한다.
아울러 만약 건설주에 대한 기관투자가 비중이 높다면 심리적인 안정에 연동된 주가 반등시 매물압력이 높아지겠으나, 현재는 기관투자가의 건설주 투자비중이 역대 최저 수준이다. 약간의 수급호전 상황이 연출된다면 의외의 반등세가 시현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2. 건설업 4대 변수는, 여전히 중립 이하다

펀더멘털을 보려면 현재 건설시장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 건설산업은 크게 다음과 같은 4가지 변수에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안타깝지만 현재 4가지 영향변수가 중립 이하의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각각의 변수에 대한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① 경기변수: 공공발주액 증가에 힘입어 건설수주액의 안정은 유지되고 있으나, 미분양주택 증가로 하반기 민간주택시장 상황은 부담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② 정책변수: 경기활성화를 위한 부동산규제 완화를 시행할 가능성이 적은 상황이며, 의미있는 규제완화의 시점은 2011년 하반기로 추정된다.

③ 내재가치: 건설사 PF/재개발사업지원금 등 우발채무에 대한 부담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IFRS 도입에 따른 재무구조 취약 리스크에 대비할 시점이다.

④ 재료가치: 해외 패키지형 대형프로젝트 입찰 결과가 일부 발표되고 있으나, 향후 해외경쟁업체의 공격입찰로 예상보다 국내 건설사의 입찰경쟁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해외수주로 인해 유입되는 선수금이 국내건설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투자되기 보다는 개별건설사의 재무구조개선 차원에서 현금보유하고 있는 등 해외수주가 국내건설경기의 보완역할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아쉽다.

3. 적정 투자시점은 올해보다는 내년

심리적 요인과 수급 요인 덕분에 건설주가 일정수준 이상 반등(이른바 '기술적 반등') 한다고 가정할 때, 이후에도 계속해서 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시장참여자들은 '쉽지 않다'라고 단언한다.

그렇다면 건설주의 전반적인 주가레벨업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달라져야 할까? 다음 4가지 악재가 해소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첫째, 전체 수주시장의 약 50%를 차지하는 주택분양환경 악화로 기업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가시성이 부족하다는 점. (손익구조가 불안해진 상황)

둘째, 건설경기 침체에 대한 건설주가의 민감도는 높아진 반면, 규제완화나 활성화 대책을 지속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점. (하반기 출구전략 이슈는 건설주에 부담요인)

셋째, 건설주 주가상승의 최고 동력원이었던 레버리지효과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미분양 주택 등 우발채무 리스크가 부각됨에 따라 당분간 재현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넷째, 이익추정치의 예측신뢰성 약화로(일관성이 부족한 손실충당금 반영) 밸류에이션 하락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

건설주가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이 네가지 악재가 해소돼야 한다고 본다. 하지만 현재 상황으로는 2011년 중반기부터 변화가 기대되는데, 주가의 선행성을 고려하더라도 적정투자시점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논리적으로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4.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을 추천한다.

요약하자면, 하반기 건설주의 투자포인트는 기술적 반등에 단기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으나, 여전히 리스크에 대비한 보수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PF보증, 미분양아파트 등 우발채무의 발생요인이 상대적으로 적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 유틸리티형 엔지니어링업체를 주력투자종목으로 선정하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수주모멘텀을 활용해 삼성엔지니어링, 대림산업 등의 반등흐름에 연동하는 투자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특히 상반기 예정되어 있던 화공프로젝트가 입찰결과가 초미의 관심사다. 다만 화공프로젝트 수주성과가 건설·엔지니어링업체의 주가촉매 역할을 예년만큼 못할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큰 그림으로는 원전·송배전·복합화력발전·담수 플랜트업체로 전환하는 대응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 27일 현대건설과 삼성ENG이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공사인 애드녹 (ADNOC) 계열의 보르주社가 발주한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25.9억달러 규모의 UAE 폴리머 플랜트공사에서 한국업체 16.8억달러를 수주해 64.9% 점유했다. 주택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적고, PF보증 등 우발채무에 대한 노출에 최적화된 건설주라는 점에서 호감이 간다.

건설주는 이익추정치에 대한 예측신뢰성이 낮아 가치주로서 의미부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지속적인 해외수주성과로 외형성장의 가시성이라도 인정받아 성장주의 한축으로 평가받기를 기대해 본다.

허문욱 KB증권 애널리스트
(조선일보-에프앤가이드 선정 2009 건설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