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활약할 '코리아 신약' 중 첫 손에 꼽힌 신약은 동아제약의 자이데나(성분명 유데나필)다. 자이데나는 세계에서 4번째로 상용화된 발기부전 치료제로, 이미 국산 신약으로서 그동안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
시판이 시작된 것은 2005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시판이 시작되자마자 입소문을 통해 효과가 퍼지면서 비아그라(화이자), 시알리스(릴리). 레비트라(바이엘) 사이를 뚫고 발매 첫 해에만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출시 3년만인 2008년에는 국내 처방 건수 기준으로 비아그라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국산 신약 중 처음으로 동종 의약품 중 점유율 20%를 넘기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이데나가 이 정도 성과에 그칠 신약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신약으로 발전할 잠재력이 무궁 무진한 신약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세 가지다. ▲기술력이 입증됐고 ▲해외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다른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가 추가로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자이데나 신화'가 아직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동아제약이 조(兆) 단위의 세계시장을 뚫어낼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했다.
◆입증된 기술력
전문가들은 자이데나의 경쟁력으로 먼저 무엇보다 효능이 우수하다는 점을 꼽았다. 자이데나는 두통과 얼굴 화끈거림, 소화불량, 비염 등 기존 발기부전치료제들이 갖고있는 부작용을 상당부분 줄여냈다는 것.
두통의 경우 지금까지 92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7%의 환자에서만 발견됐다. 경쟁 제품들이 14.5~16%를 기록하는 것 보다 탁월한 수치다. 또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 대한 치료효과가 우수하다. 지난 2006~2007년 실시한 임상시험에서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 164명 중 9명만이 두통을 호소했다. 물론 이들의 발기부전 증상의 치료 효과도 대부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적당한 작용시간(12시간)도 장점이다. 기존 제품들이 너무 길거나 짧은 것에 비해 적절해 환자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야말로 동아제약의 기술력을 입증한 좋은 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뚫리기 시작하는 해외 시장
전문가들이 자이데나를 주목한 또다른 이유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진출 가능성 때문이다. 전세계 발기부전치료제 시장 규모는 약 28억달러(약 3조원) 정도. 이 시장을 향해 자이데나는 차근차근 해외로 판매 거점을 넓혀가고 있다.
자이데나는 지금까지 중동과 브라질 등 전세계 42개국에 총 3억달러 규모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부터는 러시아에서도 '자이데나'라는 동일 상품명으로 판매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자이데나는 유럽과 일본 등 32개국에 특허를 등록하며 이미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 준비를 마쳤다.
2012년에는 현재 진행중인 임상 3상 시험을 끝내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할 전망이다. 임상 3상은 약의 효능과 안전성을 인체를 대상으로 시험하는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다. 이번 임상시험은 미국내 80개 기관에서 약 11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중이다. 미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뚫어내면, 매출 성장을 지금보다 훨씬 가속시킬 수 있다. 이외에도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추가 수출이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비아그라의 특허가 2011년 만료되면 복제약들이 쏟아져나올 수 있다는 점은 위험 요소로 꼽혔다.
◆다른 질병에도 치료효과 속속 발견
전문가들이 자이데나에 듬뿍 점수를 준 이유는 또 있다. 최근 다른 질병에 대한 효과가 속속 발견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적응증 확대'라고 하는데, 아스피린이 원래는 해열제였지만 최근에는 심혈관 치료에도 효과가 발견돼 쓰이고 있는게 대표적인 사례다. '적응증'이라는 말은 특정 약품의 효능이 입증된 특정 질병을 뜻한다.
자이데나의 효과가 발견되고 있는 새로운 질병은 현재 세 가지다. '전립선비대증', '간문맥 고혈압', '폐동맥 고혈압' 등이다. 동아제약은 이 질병들에 대한 자이데나의 치료 효과를 임상시험을 통해 추가로 입증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실행중이다.
전립선 비대증은 남성들이 나이가 들며 전립선이 커져 방광 및 요로를 압박하는 질병이다. 현재 세계시장 규모가 4조 6000억원 수준으로 매우 크다.
따라서 자이데나가 전립선비대증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면 매출이 대폭 올라갈 전망이다. 단순히 전립선비대증 환자에게만 자이데나를 더 팔 수 있는 게 아니다. 발기부전증 환자들에게도 더 많이 팔 수 있게 된다. 왜냐하면 전립선 비대증과 발기부전은 동시에 발생하곤 하는데, 발기부전의 경우 보험 적용이 되지 않지만 전립선 비대증은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비싼 약값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던 발기부전 환자들이 병원을 찾아 전립선 비대증 치료 목적으로 처방을 받아 싸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간문맥 고혈압 시장도 적응증이 확대되면 매출에 큰 도움이 예상된다. 아예 세계적으로 치료제가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간문맥 고혈압은 간세포가 손상돼 죽고 난 후 재생되는 과정에서 문맥(소화기 등에서 나오는 정맥혈을 모아 간으로 보내는 기관)의 혈압이 높아지는 질환이다. 출혈 등 2차 합병증이 생기면 매우 위험해진다. 간문맥 고혈압에 대한 자이데나의 임상시험은 현재 독일의 닥터팔크사 주관으로 유럽에서 진행중(임상 2상)이다.
폐동맥 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혈액을 운반하는 혈관인 폐동맥에 문제가 생겨 혈관벽이 두꺼워지고 폐동맥압이 상승하는 병이다. 환자가 많지는 않지만 기존 의약품들의 부작용이 커 자이데나가 도전할만한 시장으로 꼽힌다. 동아제약은 전립성 비대증과 폐동맥 고혈압에 대해 올해 미국과 한국에서 자이데나의 임상 시험(2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