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는 외국인들이 주식과 원화를 무섭게 매도하며 시장하락을 주도했지만 채권시장은 정 반대였다. 25일 채권시장은 외국인들 순매수에 힘입어 강세마감했다.

주식시장과 달리 외국인들이 채권시장에서 여전히 한국물을 사들이는 이유는 뭘까?

◆ 외인들의 채권시장 러브콜 이유는?

외국인들은 오늘 국채선물을 5516계약 순매수, 국채현물을 5550억원 순매수(오후4시 기준)하며 현선물 동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이달 들어서만 6조7090억원 순매수했고, 올해 들어서는 33조8830억원을 순매수중이다.

외국인들이 한국돈과 주식을 파는데 반해, 채권을 사는 것은 첫번째로 한국의 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두번째로 글로벌 채권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WGBI 인덱스에서 유로지역의 포지션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며 “통화다변화 목적에 재정부담도 적고 경기안정도도 높은 한국채권은 매력적인 투자대상이다”고 말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재정건전성에 따라 무위험자산과 위험자산으로 구분이 된다“며 ”재정건전성은 물론이고 경기여건 측면에서도 한국경제는 상대적으로 견고하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또 ”글로벌 신용위기 때와 비교하면 현재 국내외 달러 유동성은 매우 풍부한 상황이다“며 ”국내적으로는 경상수지 흑자기조와 풍부한 외환보유고 등을 감안했을 때 유동성 경색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외인매수 이유를 설명했다.

환율이 지금은 급등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하락(원화가치 절상)할 것을 예상하고 채권에 대해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동락 토러스증권 연구원은 ”채권이 안전자산인지 여부를 따지기보다는 결국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는 방향성에 베팅한 물타기용 매수세로 보인다“고 말했다.

◆ 환율과 채권의 민감도는 약하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상승하면 외국인들의 주식자금 매도 금액이 국외로 빠져나가 통화량이 감소하고 이에 채권금리는 상승(채권가격 하락)하게 된다.

그러나, 현 시장은 반대로 환율이 급등함에도 채권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5월 들어 환율이 160원 넘게 상승했지만 외국인들이 채권현물을 꾸준히 샀다. 이에 대해 시장전문가들은 환율의 채권에 대한 민감도가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에 의한 것이라기 보다는 달러 강세때문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달러를 제외하고 그 이외의 통화는 無차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 급등이 원화자산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매도한것이 아닌만큼 적어도 외국인들의 채권매수에 있어서는 환율에 대한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