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졸업하는 것도 좋지만 졸업할 수 있는 학점을 확실하게 만들어 놓는게 중요합니다. 다시는 어려운 회사가 되지 않도록 유동성 확보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연구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사장은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함께 만드는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 출범을 기념해 지난 20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졸업 자체보다는 기업의 내실을 다지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신청했던 이 사장은 지난달 13일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한 이후 언론과 첫 인터뷰를 가졌다.

이 사장은 "워크아웃을 졸업하려면 5년 내에 채권단이 정한 7개 항목 중 3개를 충족해야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3년 안에 4개 항목을 달성하려고 한다"면서 "워크아웃을 기업체질을 바꾸는 기회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워크아웃 졸업을 위해선 필수적으로 2년 연속 경상이익을 실현하고 자체 신용으로 자금 조달이 가능해야 한다. 금호건설은 여기에 연말까지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고 채권단과 협의한 경영목표를 2년 연속 달성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사장은 "금호건설의 현 부채비율은 410%대지만 대우건설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20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호건설이 갖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은 산업은행이 조성한 사모펀드가 주당 1만8000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만약 산업은행이 매입하지 않더라도 재무적 투자자들이 지분을 가져가기로 협약이 맺어져 있기 때문에 금호의 재무적 부담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금호건설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올해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은 대부분 정리할 계획이다. 지급보증을 선 주택사업 PF대출 3조5000억 중 1조~1조5000억 원 정도를 매각하고 서울고속터미널, 베트남 아시아나프라자, 아시아나항공·금호생명 주식 등도 순차적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서울고속터미널 지분은 사려는 곳이 많아 지금도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3억~4억 달러에 달하는 아시아나프라자도 지분 절반 정도를 매각할 계획이며, 현재 외국 투자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자산매각으로 부채를 줄이는 한편 수익창출에도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수익은 크게 주택사업과 공공부문 수주, 해외시장부문에서 올릴 예정이다.

이 사장은 "주택은 수요 패턴이 달라지는 만큼 그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기존 방식대로 집을 지어선 미분양만 늘어나 경영에 오히려 짐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금호가 준비 중인 것은 역세권 소형 주택으로, '쁘띠메종'이란 이름으로 조만간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는 "늘어나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60㎡ 안팎의 소형 주택을 개발 중에 있다"고 말했다.

해외시장은 그 동안 발판을 마련해놓은 베트남에서의 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중동 시장은 공항 공사 등 수익성이 비교적 좋은 사업 위주로 공략할 계획이다. 금호건설은 올 초 베트남에서 1억100만 달러 규모의 호텔·오피스 복합건물인 '타임즈 스퀘어'를 수주했고 현재 4건의 사업에 대해 낙찰의향서(LOI)를 접수한 상태다.

금호건설은 경영정상화 약정을 체결했지만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경영정상화 과정까지 갈 길이 멀기때문에 직원들의 사기가 매우 중요하다"며 "워크아웃 초기엔 직원들의 이직이 있기도 했지만 최근엔 급속도로 안정됐다"고 말했다.

금호건설은 워크아웃 기업으로는 드물게 대졸 신입공채도 뽑고 있다. 현재 계획된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해선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직원들이 열정을 가질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들 것"이라고 했다. 현재 금호건설은 매월 한 차례 사장이 직접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업 현황을 설명한다. 또 매월 셋째주 수요일은 직원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평상시보다 1시간 빠른 오후 5시를 퇴근 시간으로 정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