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박용만 두산 회장 등 재계에 이름난 얼리어답터(남보다 먼저 새로운 제품을 경험하는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출시된 애플 아이패드 3G(휴대전화망을 이용할 수 있는 모델)의 국내 2~3호 개통자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19일 IT(정보기술) 및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SNS(인터넷 인맥구축서비스)를 제공하는 벤처기업 지니의 강훈구 사장이 국내 아이패드 1호 개통자가 됐다. 강 사장은 미국의 지인을 통해 아이패드를 구매한 뒤, 지난 14일 방송통신위원회 전파연구소에서 인증서를 획득하고 KT를 통해 휴대전화망 접속 기능을 가동했다. 강 사장은 지난 1월 구글이 직접 만들어 미국에서 출시한 스마트폰(PC 기능 휴대전화) '넥서스원'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통했던 인물이다.
아이패드 1호 개통 소식이 알려지자, 두산 박용만 회장은 미니 블로그인 트위터(Twitter)를 통해 강 사장에게 '축하합니다. 내가 한발 늦었습니다. 내가 1호인 줄 알았는데'라는 글을 남겨 블로거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당시 박 회장은 미국에서 아이패드를 사와 국내에서 전파인증 절차를 밟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약 4만명의 트위터 팔로어(친구)를 가진 유명한 얼리어답터.
하지만 '1호 개통자' 자리를 노렸던 박 회장은 '2호'가 아닌 '3호' 개통자로 밀렸다. 강 사장과 박 회장의 사이에 끼어든 인물은 재계의 유명 얼리어답터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정 사장은 현대카드 고객들에게 스마트폰 무료 강좌를 마련하고, 트위터를 통한 고객 소통에 나서는 등 경영에 IT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정 사장과 박 회장은 지난 18일 KT를 통해 아이패드를 개통했지만, 정 사장이 박 회장보다 몇 시간 빨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프랑스·영국·일본 등 19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이패드는 와이파이(WiFi·무선랜)만 사용할 수 있는 모델과 휴대전화망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모델 등 2가지가 있으며, 휴대전화망 사용 모델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하려면 방통위 전파연구소에서 전파인증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판매목적이 아닌 경우 1인당 1대에 한해 반입·사용을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