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국계 은행의 한국 지점들이 올들어 본점 차입금 한도나 투자한도를 최대 30억 달러까지 늘린 것으로 확인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4일 "지난 2월 금융감독원 협조로 1월에 본점 차입금이 크게 늘어난 7개 외국은행 지점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4개 은행의 국내 지점이 본점으로부터의 차입한도나 채권투자한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영국계 HSBC는 본점 차입 한도가 30억 달러 증가해 80억 달러로 확대됐다. 미국계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한국에 대한 채권투자한도가 1조원 높아져 6조원으로 늘어났다.

네덜란드계 ING도 채권 등을 포함해 한국에 대한 총 투자한도가 10억 달러 증가했다. 프랑스계 소시에떼제네랄은 채권투자한도가20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상향 조정됐다.

UBS, 칼리온, 바클레이즈 등 3개 외국은행 한국지점은 올들어 자금 및 투자 한도에 대한 특별한 지침 변경이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 위기 이후 한국 지점에 대해 투자한도를 일부 축소하거나, 본점에서 차입하는 비용을 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 리스크를 관리해 온 외국계 은행들이 한국에서의 투자 규모를 회복시키거나 더 늘린 것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투자 한도 확대 등은 우리나라의 국고채나 통안채(통화안정증권) 등의 수익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가 실시된 지난 2월은 남유럽 재정적자 위기가 불거진 상황이었지만, 조사 대상이었던 7개 외국은행 지점 모두 본점에서 투자한도 하향에 대한 지침을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남유럽 재정 위기가 한국에 미칠 영향이 극히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