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11일 최근 잇따른 중견 건설업체의 부도 사태와 관련, "죽을 기업을 살릴 수는 없다"면서 "앞으로 상시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에서 제기되는 건설경기 추가 부양책에 대해서도, "출구 전략 등 거시경제 전체 상황을 감안할 때 부양책을 쓸 때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지금 집값은 조정을 거치는 과정이자,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이라며 "그렇다고 단기 급락할 가능성도 없다"고 진단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반대론자들의 대응 방식에 대해 정 장관은 "마치 2년전 광우병 사태처럼 너무 감성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은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함께 만드는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 출범을 기념해 지난 11일 과천정부청사 집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토해양부 청사에서 정종환 장관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정부와 건설업계가 현재 건설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에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건설업계는 "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업계의 입장에 대해)이해는 갑니다. 건설업체야 자신들의 이해관계가 중요하죠. 사업하는 데 유불리를 중점적으로 따져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나라 걱정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겠죠. 하지만, 정부의 정책 판단은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어떻게 가고 있고, 그 속에서 건설업이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가가 더욱 중요합니다. 지금은 시중에 풀린 과잉 유동성을 어떻게 관리하면서 연착륙시켜 나갈 것인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솔직히 일부에서는 건설업체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를 지적하기도 합니다. 스스로 경쟁력을 강화시키려고 노력하거나 자구책은 하지 않고 정부에 손만 벌리고 있다는….

"맞아요. 문제가 있어요. 건설업체들이 들으면서 서운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번 보세요. 그동안 건설사들은 아무 곳이나 집을 지어도 팔린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일부는 맞았죠. 그런데 그게 실수요라면 가능했겠어요. 결국 투기수요가 가세했던 겁니다. 건설업체들은 이를 핑계로 대책없이 분양가 올렸고 이게 우려할 만한 수준까지 이르게 된 겁니다."

―지금 건설경기 침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근 국내 건설투자는 1분기에 소폭 증가했고, 해외 건설은 호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만 벌써 317억달러를 수주해 작년 전체금액의 65% 수준을 달성했어요. 이런 걸 종합해 볼때 전반적인 건설 경기는 무난한 실적을 보이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미분양 해소가 부진하고, 거래가 위축되면서 주택 건설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11일 오후 경기도 과천 국토해양부 청사에서 정종환 장관이 인터뷰에 답하고 있다.

―그런데, 건설업계는 정부 대책에 불만스런 표정입니다. 특히 주택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 건설사들은….

"만족스럽지 못하겠지요. 문제는 중소 건설업체들입니다. 이제는 한계 상황에 도달한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정부의 준공후 미분양 주택 매입도 무조건 사주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건설업체는 상시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을 놈은 살릴 수는 없습니다. 지난 98년 외환위기 때 대한주택보증(당시 주택공제조합)이 망할 뻔한 것도 결국 죽을 놈을 살려주려다가 그랬던 겁니다."

―결국 건설경기 부양책을 기대하기는 어렵겠네요.
"거시경제 전체 상황을 봐야 합니다. 지금 과잉 유동성 문제도 있고, 가계부채도 심각한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출구전략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과거처럼 건설을 통한 경기 부양책을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요즘 주택시장에 '대세하락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지금 시장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작년 하반기부터 금융 규제가 강화되고, 보금자리주택이 본격 공급되면서 그간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컸던 수도권 집값이 조정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집값이 크게 떨어졌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올 들어 대폭 떨어지지 않았나요.
"집값은 작년 9월이 피크였습니다. 그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수도권은 2%쯤 떨어졌습니다. 서울 강남은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구요. 재건축은 10%쯤 빠졌습니다. 하지만, 재건축은 아직까지 작년 9월보다 가격이 더 높습니다."

―그래도, 일부에서는 버블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지 않나요.
"일부 금융기관 연구소에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성을 그다지 크게 보지 않습니다. 최근 경기 회복 상황이나 소득대비 주택가격 수준 같은 걸 보면 집값이 단기간내 급락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일부에서는 집값 하락과 주택경기 침체 원인으로 보금자리주택을 지목하기도 합니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를 수 있을 겁니다. (집값을)떨어뜨린다고 하는 데 일정부분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금자리주택이 시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도 생각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좀 기다리면 합리적인 가격에 집을 살 수 있는 가능성과 희망을 줬다는 겁니다.

높은 분양가로 공급하는 게 아니라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 것이죠. 그래서 시장 참여자들이 '이젠 집값이 안 오를 수도 있겠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이라고 봅니다. 시장이 정상적으로 안정화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도시 이전 문제가 생각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닌가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2012년 목표로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한전도로공사 등 37개 기관이 이전 부지를 매입했고, 석유공사 등 40개 기관은 청사 설계 중입니다. 금년 말까지 부지 매입과 청사 설계를 마치도록 할 계획입니다."

―아직 청사를 착공한 곳이 전혀 없지 않습니까.
"제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국토해양인재개발원이 이달 중 청사 착공에 들어갑니다. 이를 계기로 연말까지 30여개 기관이 착공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전 사업이 더욱 가시화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혁신도시 부지 조성공사는 어느정도 진척된 상황입니까.
"현재 전체 평균 공정률이 28%로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55%까지 끌어올리고, 내년에 85%를 진행해 2012년말까지 완료할 계획입니다. 이전 작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범 정부 차원에서 '지방이전추진점검단'을 구성해 분기별로 이전 실적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도 이를 반영할 계획입니다."

―만약 세종시가 원안 추진으로 결론이 난다면 대책이 있습니까.
"세종시 관련 개정법률안은 앞으로 국회에서 최종 논의되겠지만, 정부로서는 세종시 발전안이 조속히 처리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안의 경우, 자족용지가 6.7%에 불과해 인구 50만명 유입이 불가능하고 충청권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최근엔 국가와 충청권의 미래를 위해 발전안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 잘 처리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친환경 사업이라고 하지만 국민들에게 부각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은데.
"반대편에서 자꾸 '강을 죽인다'고 선전하니 부각이 안 되는 겁니다. 4대강 사업은 빨리 그리고 실수 없이 완공할 계획입니다. 2012년까지 완공해서 이 정부 임기 중 확실하게 평가를 받을 생각입니다. 자신있고 확실하게 사업을 추진할 겁니다.

실수할 가능성이 있다면 무척 조심해야 하는데 사실 4대강 사업은 대단한 공사가 아닙니다. 현재 가(假) 물막이를 해놓고 공사를 진행하다 보니 강을 이상하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데 가(假) 물막이를 치우고 나면 제대로 된 강을 볼 수 있을 겁니다."

- 여전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둘러싼 찬반의견이 팽팽합니다.
"대화가 안 돼요. 논쟁은 많이 했지만 정치적 의도로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공격 포인트는 2가지죠. 먼저 대운하 전제 사업이라는 겁니다. 운하에 대해서 걱정하고 반대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현재 반대론자들은 4대강 사업 반대하기 위해서는 대운하 반대 세력을 끌어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하나 반대하는 논리는 환경과 생태를 파괴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부분은 여전히 평행선입니다. 반대하는 사람들은 감성적으로만 얘기합니다. 경부고속철도나 인천공항 건설 당시에도 반대 목소리는 있었죠. 제가 직접 이를 지켜봤기 때문에 잘 압니다. 그 때는 반대하는 사람들도 논리가 있었고 일리도 있었어요. 하지만 4대강은 아닙니다. 광우병 사태처럼 감성적인 접근만 하고 있습니다. '강을 죽인다더라. 파괴한다더라' 이런 식이죠. 사람들 마음에는 논리보다는 감성이 잘 스며들고 오래갑니다.

정부는 논리를 갖고 얘기하는데 반대편은 감성적으로 대응하니까 대화가 안 됩니다. 정부 얘기 들어보면 이해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정치적 목적이 없는 사람은 이해한다는 겁니다."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하는데, 대운하 전제사업 아닙니까.
"절대 대운하 사업이 아닙니다. 현 정부 임기 내에 사업을 마칠 계획인데 운하 건설을 하기에는 시간도 없습니다. 대통령도 선거 공약으로 내세웠다가 홍역을 치렀잖습니까. 이런 공약인데 혹시라도 다음 차기 대선 후보들이 받아들일 리가 있겠습니까."

-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올해 여름이 고비라는 얘기가 많습니다. 홍수기 대책은 있습니까.
"옳은 얘깁니다. (공사가)홍수 때 물 흐름을 방해하는지 이런 것이 계산돼야 합니다. 모든 사업공구에서 이 부분을 중점 점검하고 있습니다. 최근까지 점검한 결과로는 문제되는 게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다만 8월 중순~9월 초 태풍이 문제에요. 태풍에 딸려 오는 비의 양이 얼마인지,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 빈도가 얼마나 되는 지가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