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들어 10일 미국을 비롯한 세계 증시가 폭등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11일 국내 증시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평소 뉴욕 증시와 연동하며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던 걸 생각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11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7.39포인트(0.44%) 내린 1670.24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0.06포인트(0.01%) 오른 512.22에 그쳤다. 간밤 세계증시 결과를 돌아보면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대목이다.

전날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 지원을 위해 7500억유로의 기금을 마련키로 결정하자 미국을 비롯해 유럽 증시들은 모두 급등세로 거래를 마쳤다.

위기의 진앙인 유럽의 환호는 더했다. 스페인 증시가 14.43% 폭등했고, 이탈리아 역시 11.28% 오르며 두자릿수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남유럽 재정위기를 촉발한 그리스도 9%대의 급등세를 기록했고 프랑스 9.66%, 영국 5.16%, 독일도 5.30%나 올랐다. 국내 증시가 세계 증시를 들썩이게 한 유럽발 호재를 반영하지 못한 셈이다.

하지만 시간을 1주일 전으로 되돌려 보면 현재 상황이 그리 놀랄 만한 일은 아니다.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시작된 주가 조정기에 코스피 지수는 오히려 선방했다. 지난 한 주간 주가 변동률을 살펴보면 그리스·이탈리아·스페인 등 남유럽 국가들이 10%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 증시 역시 5~6%대의 주가 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코스피 하락률은 4.28%에 그쳤다. 결국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덜 하락한 만큼 덜 올랐던 것이다.

국내 증시의 움직임을 설명할 수 있는 또 다른 좌표는 중국이다. 최근 심상찮은 물가·자산 오름세로 중국 정부가 계속 긴축정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증시가 계속 곤두박질 치고 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경우 지난 4월 14일 3166.18에서 단기 고점을 찍은 뒤 연일 급락해 지난주까지의 하락률이 15.1%에 달한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 문제에 따른 파장은 국가별로 다르겠지만 중국의 긴축이 우리나라에 보다 민감한 이슈"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