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PC 기능 휴대전화) 사용이 확대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와이파이(WiFi·무선랜)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KT는 모든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기능을 기본으로 넣고, 저렴한 인터넷 전화 기능을 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는 LG텔레콤이 같은 정책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와이파이-존(zone·지역)에서 비싼 이동전화망 대신 값싼 와이파이를 이용해 음성·데이터 요금을 크게 아낄 수 있게 됐다.

◆KT, "모든 휴대전화에 와이파이 기능"

KT 개인고객부문의 표현명 사장은 9일 "스마트폰은 물론 앞으로 출시될 모든 피처폰(일반 휴대전화)에도 와이파이 기능을 디폴트(기본)로 집어넣고, 그 대부분에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KT 이용자들은 와이파이존에서는 무선인터넷을 무료로 쓸 수 있고, 10초당 18원이던 음성통화요금도 휴대전화에 걸 경우 10초당 13원으로 27%가 싸진다. 또 유선전화로 걸 경우에는 3분에 39원이고, 인터넷전화에 걸 때는 무료다. 평균적으로 한 달 통화량이 170분인 사용자가 절반을 와이파이존에서 통화한다면 35% 정도 할인 효과가 있다는 게 KT측 설명이다.

올해 와이파이 기능의 휴대전화를 10종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던 SK텔레콤도 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길 예정이다.

◆와이파이존 구축도 본격화

와이파이망 구축 작업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이동통신업체 가운데 공용 와이파이망을 운영한 곳은 KT가 유일했다. KT는 2002년부터 전국 1만3000여개 지점에 공용 와이파이존을 설치하고 노트북 PC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월 1만원 정도의 정액(定額)을 내면 여기서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해왔다. 하지만 가입자가 생각만큼 늘지 않자 2006년부터는 사실상 와이파이 관련 투자를 중단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이 확산하면서 KT는 올해 와이파이존을 2만7000곳으로 두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공용 와이파이존이 아예 없던 SK텔레콤도 올해에만 공항·영화관 등 다중(多衆) 이용시설을 중심으로 1만곳의 와이파이존을 만들기로 했다.

LG텔레콤은 주택가와 사무실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된 개인용 와이파이존 160만곳을 공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통사 "와이파이는 대세"

이동통신사로서는 소비자들이 비싼 이동통신망 대신 와이파이를 사용하게 되면 연간 수천억원대의 이익 감소가 불가피하다. 와이파이존도 1000개를 새로 구축하는 데 평균 50억~100억원 정도가 들어간다.

그럼에도 이통사들이 와이파이 정책을 앞다퉈 내놓고 있는 것은,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와이파이 활성화가 대세가 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와이파이는 이동통신망(3G망)에 비해 무선인터넷 속도가 빠른 데다 사실상 무료여서 무선인터넷 시대에 이동통신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14년이면 무선 인터넷 사용 인구가 유선 인터넷 사용 인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KT의 경우 아이폰 도입 이후 1인당 월평균 무선데이터 이용량이 6.2MB(메가바이트)에서 13.6MB로 2.1배 늘었다. 최근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정치인들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공공 와이파이존 구축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KT 구자호 부장은 "와이파이 활성화가 장기적으로는 무선데이터 시장 전체를 키울 것으로 판단해 와이파이 관련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