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이 올해 중국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정몽구 회장이 중국 장쑤성(江蘇省) 옌청(鹽城)시에 위치한 기아차 공장을 방문해 품질과 판매 현황 등을 점검했다고 29일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업무보고 자리에서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시장은 현대기아차의 미래를 결정짓는 최대 승부처"라며 "올해 중국 판매 목표인 100만대를 반드시 달성해 확실한 입지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어 "중국 소비자들이 현대기아차를 고급 브랜드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지역별로도 차별화된 판촉활동을 적극 실시해 브랜드 이미지를 한 단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국 현지 업체들이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데 대한 위기 의식을 나타낸 것이다. 정 회장은 이날 기아차 중국공장의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보며 포르테(현지명:푸뤼뒤), 쏘울(현지명:씨우얼) 등 중국 내 인기 차량의 생산공정과 품질을 살펴봤다.

정 회장은 판매목표 달성뿐만 아니라, 품질과 지역화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품질 수준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완벽한 차를 만들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해 달라"며, "중국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사양과 디자인을 면밀히 파악해 이를 반영한 차를 개발하는 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덧붙였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중국시장에서 거둔 올 1분기 판매실적은 각각 16만2천대와 8만5천대. 전년대비 48.1%, 151.8%나 크게 늘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높은 품질을 바탕으로, 중국 소비자의 성향을 반영한 중국형 차량 개발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중국시장에 후속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이달 초 중국형 투싼ix(현지명:ix35)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23일 개막된 베이징모터쇼에서 중국형 베르나 후속모델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중국 소형차 시장 역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중국형 베르나로 이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기아차 역시 베이징모터쇼에서 소형 SUV 신차 스포티지R을 선보이며 중국 내 신차경쟁에 가세했다. 스포티지R은 올 하반기 중국시장에 투입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중 신차 투싼ix와 스포티지R로 중국시장 내 판매 라인업을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근 중국이 눈부신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여가와 개성을 중시하는 문화가 형성되면서, SUV 시장 전망이 밝은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SUV 시장은 2007년 35만4000대 규모에서 2008년 44만2000대, 2009년 70만7000대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0.2% 늘어난 26만4840대의 SUV가 판매됐다.

현대기아차는 SUV 외에 중국의 준중형급(C2세그먼트) 시장도 공략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는 기존의 엘란트라(아반떼XD 중국형모델)와 함께 2008년 위에둥(悅動:아반떼 중국현지형 모델), 지난해에는 i30를 출시했다. 기아차는 기존 쎄라토(현지명:싸이라투)와 함께 지난해 하반기 포르테와 쏘울을 중국에 출시했다. 중국 준중형급 시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총 45개 차종이 이 차급에 포진해 있어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글로벌 업체와 현지 업체가 서로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매년 다양한 신차를 투입하고 있기 때문. 시장규모도 갈수록 늘어나 2008년 206만대 규모에서 지난해 335만대로 62.6% 성장했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이 시장에서 2008년 27만8000대 판매, 13.5%를 차지했으며 지난해에는 107.6% 증가한 57만7000대를 판매, 17.2%를 차지했다.

현대차는 연간 30만대 정도의 생산규모를 갖춘 중국 제3공장 건설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제2공장의 생산설비 확장공사를 올 하반기 마무리할 예정이다. 제2공장의 생산규모는 이로써 연간 15만대에서 30만대로 늘어나며, 제3공장까지 갖춰지면 현대기아차는 현대차 90만대(1,2,3공장 각30만대)와 기아차 43만대(1공장 13만대, 2공장 30만대) 등 총 133만대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중국시장의 늘어나는 자동차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오후 상해로 건너가 30일 엑스코 문화센터에서 개최될 상해 엑스포에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