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경력직 PB(Private Banker, 거액 예금 예치자의 자산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주는 금융인)를 빨아들이는 업계의 블랙홀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무려 49명의 PB들이 다니던 직장을 뒤로 하고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PB 숫자를 크게 늘린 이유는 지점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최근 삼성증권은 지점보다 작은 11개의 사무실(브랜치)을 지점으로 승격시켰습니다. 강남에 새로 생긴 지점만 6곳입니다.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초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세운 전략 중 하나입니다. 삼성증권뿐 아니라 다른 증권사들도 요즘 특급 호텔에까지 지점을 내고 초우량 고객의 자녀 유학을 알선하는 등 거액을 가진 고객을 확보하는 데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목받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삼성증권 출신들의 귀환(歸還)이 시작됐다는 점입니다. 삼성증권 인사담당자는 "새로 스카우트한 PB 49명 중에 아직은 '돌아온 삼성증권맨'이 4명에 불과하지만, 전직 삼성증권 출신들을 다시 모셔오려고 집중 접촉하고 있어 조만간 그 숫자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주로 신생증권사가 생길 때 삼성증권을 떠났던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삼성증권이 이처럼 친정을 떠난 PB들을 다시 모셔오려는 이유는 '구관이 명관'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삼성증권은 삼성그룹 계열사답게 많은 부분에 삼성의 문화가 배어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1등 하는 것을 중요시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유지하려는 삼성의 조직 문화를 잘 이해한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들은 삼성증권으로 되돌아와서 빠른 속도로 조직에 적응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꼭 삼성증권 출신의 사람들만 뽑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회사로서는 조직 문화를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다시 일하게 되는 것을 반기는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앞으로도 삼성증권은 경력직 PB를 계속해서 뽑을 계획입니다. 삼성증권 출신 PB들의 친정 복귀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