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금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롯데백화점은 불시에 흡연 테스트를 실시한다. 이 회사는 전 직원을 대상으로 4개월에 한 번 정도 일산화탄소량 테스트를 진행, 흡연자를 가려낸다. 공정성을 위해 점포별 지원팀장은 제비뽑기·사다리타기 등을 통해 무작위로 검사 대상자 20~30명을 뽑은 후 아침조회가 끝난 후 갑자기 대상자를 호명한다. 이렇게 무작위로 뽑힌 검사 대상자는 각각 3분 정도 즉석에서 흡연 테스트를 받는다. 흡연자로 적발되면 금연 전문가로부터 금연 교육을 받는 등 '관리 대상'이 된다. 롯데백화점 인사팀 관계자는 "미리 예고를 할 경우에는 단시간 금연을 통해 테스트를 통과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요즘 주요기업에서 금연이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각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앞장서 강력하게 추진, 성공률이 높다. 최근 포스코는 금연 캠페인 6개월 만에 2만여 임직원들의 금연 성공을 이끌어냈다. 웅진그룹은 윤석금 회장의 지시에 따라 전체 흡연자 1800여명 중 약 56%의 직원으로부터 금연 서약서를 받아냈다. 많은 기업이 흡연자들에게 의무 사회봉사활동, 흡연 실패시 해당 팀 팀장·간부까지 책임을 묻는 연좌제, 흡연펀드제도 운용, 연봉 삭감 등 다양한 비책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 엄격한 차별을 두는 '흡연 디바이드(divide)'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구직자들도 금연 열풍
이에 따라 직장을 구하는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금연 열기가 뜨겁다. 각 대학은 취업을 앞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활발한 금연 캠페인을 벌이며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영남대학교는 학교 내에 '금연클리닉'을 개설, 운영을 시작했다. 학교 재학생은 접수만 하면 바로 진료가 가능하고 니코틴 중독수치가 높은 사람들에 한해 개인별 금연치료보조제도 처방하고 있다. 서울대·성균관대·건국대 등도 흡연 학생들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학이 이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유는 금연을 강조하는 기업들의 움직임들과는 반대로 구직자들의 흡연량은 점차 늘고 있기 때문. 최근 취업포털 커리어와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가 흡연 중인 구직자 2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직자들의 흡연량이 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남자 흡연 구직자들의 75% 이상이 "구직 스트레스로 흡연량이 평소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답했다.
커리어 정동원 마케팅 팀장은 "기업에서는 오히려 금연정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구직자들은 취업 스트레스로 흡연이 증가하는 추세라 기업과 구직자 사이에 간극이 크다"며 "일부 기업들이 구직자들의 흡연 여부를 묻기도 하는데 흡연 구직자 대부분이 '아니다'라고 답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구직자에게도 흡연 테스트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직원이나 구직자를 대상으로 '흡연자 차별 제도'가 이미 보편화된 상황이다. 특히 미국에선 지난 2004년 웨이코(Weyco)라는 헬스케어 회사가 직원 200명 중 흡연 직원 6명 전원을 해고, 사회적으로 흡연 직원에 대한 회사의 차별 정책이 타당한가를 놓고 미국 사회가 들썩였다. 하지만 기업들이 "흡연은 결국 기업이 부담하는 의료비용을 높인다"고 주장하면서 오늘날 이 같은 흐름이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예 면접 과정에 흡연 도핑 테스트를 추가해 원천적으로 흡연자가 기업에 입사하는 것을 막는 정부 기관이나 기업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지난 2월 미국 테네시주 정부는 의료복지기관 면접자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흡연 도핑 테스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해고라는 극단적인 방법보다는 금연자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흡연자에게 추가비용을 부담시키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예를 들어 앨라배마 주정부는 정부 공무원 중 흡연자에게 월 25달러의 보험료를 부담시키고, 배우자가 흡연하는 경우에도 25달러를 추가로 내도록 하고 있다. 일본 역시 최근 보건·노동·복지성에서 50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8% 이상의 기업이 금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사컨설팅 업체 타워스왓슨 한국지사 박광서 대표는 "기업이 생활방식의 하나인 흡연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반발도 있지만 이러한 정책은 기업의 경쟁력은 직원의 건강에서 시작된다는 믿음에서 나온다"며 "기업은 금연 정책을 실시하기 전 직원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 등을 통해 실질적으로 직원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