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에서 돈이 급속도로 빠져나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4조7000억원에 육박했다. 특히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서 움직인 이달 들어 지난 9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2조5000억원을 웃돌았다. 어느 펀드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있을까?

이달 들어 펀드 환매 가속화

금융투자협회 자료와 펀드평가회사 제로인 자료를 집계해본 결과, 국내 최대 자산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주식형 펀드 환매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산 규모가 5000억원 안팎인 중소 자산운용사는 올해 들어 자산 규모가 오히려 늘어나면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국내 1위 운용사인 미래에셋운용에서만 2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미래에셋운용은 국내 주식형 펀드 시장 점유율(약 35%)에 비해 전체 주식형 펀드에서 차지하는 현금 유출 비중(약 58%)이 훨씬 높은 상황이다.

증시가 강세를 보이던 지난 2007~08년 주식형 펀드에 가입, 마이너스 수익률로 고생하던 투자자가 본전 회복이 임박하자 환매에 나서고 있는데, 2007~08년 당시 돌풍을 일으키며 많이 판매된 것이 미래에셋 펀드였다. 그 반동이 나타난 셈이다.

미래에셋운용은 이에 대해 "운용 규모가 크기 때문에 유출액이 큰 것도 당연하다"면서 "새로 들어오는 자금이 적었기 때문일 뿐이지, 펀드 환매 비중 자체는 시장 점유율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주가가 1800선을 넘고 다시 펀드로 자금이 되돌아올 경우 상승장에서 좋은 성적을 보인 미래에셋으로 자금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한다.

국내 2위 운용사인 한국운용(시장 점유율 11.6%)은 이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106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 현금 유출 비중이 2.4%였다.

운용사별 수익률 천차만별

일부 운용사는 오히려 새로 현금이 들어오기도 했다. 트러스톤운용은 올해 들어 펀드 순자산의 30%에 육박하는 1060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알리안츠운용교보악사운용도 500억원이 넘는 현금이 들어왔다.

개별 펀드별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에 1217억원이,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에 771억원, 트러스톤칭기스칸에 758억원의 현금이 유입됐다.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코스피지수 상승률은 2.5%였다. 하지만 전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코스피지수 상승률의 절반인 1.25%에 그쳤다. 이는 펀드 환매가 이어지면서 공격적인 운용이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운용사별 수익률을 보면, 자산 규모 300억원 이상인 41개 운용사 중 LS자산운용의 올해 펀드 수익률이 5.17%로 가장 높았다. LS자산운용은 자산 규모가 1000억원 미만이다. 자산 규모가 1조원 이상인 대형 운용사 중에선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3.69%)·한국운용(3.35%)·신한BNP(3.02%) 등이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유리운용이 마이너스 0.54%의 수익률로 41위였고, 미래에셋운용이 마이너스 0.07%의 수익률로 40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