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떠오른 미국 블랙스톤(CEO·스티븐 슈워츠먼)이 조만간 한국 시장에 진출할 전망이다. 블랙스톤은 이르면 내달부터 대우증권과 펀드 판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조원대의 세일즈에 나설 예정이다.
1일 대우증권 관계자는 "블랙스톤과 펀드 판매 양해각서(MOU) 체결을 위해 막바지 이견을 조율 중"이라며 "블랙스톤이 국내에서 조달하려는 금액은 수조원 규모"라고 말했다. 블랙스톤이 국내 증권사와 판매 대행 계약을 맺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랙스톤은 한국에 별도의 마케팅조직은 물론 연락 사무소조차 개설돼 있지 않아 독자적인 영업 활동이 어렵다. 대우증권은 블랙스톤의 헤지펀드와 PEF, 부동산펀드 등 4~5개 주력상품을 들여와 국내 연기금과 보험회사 등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세일즈를 하고 이를 통해 판매수수료와 운용보수 일부를 받게 된다.
블랙스톤이 한국시장 진출을 서두르는 이유는 한국에서 헤지펀드나 PEF 같은 대체투자(주식·채권 등과는 다른 비전통적 투자) 시장 규모가 앞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말 한국투자공사(KIC)가 헤지펀드 투자를 시작했으며, 우정사업본부도 투자를 진행 중이다. 연기금의 맏형격인 국민연금공단은 장기적으로 대체투자 비중을 현재 5%에서 10%대로 늘릴 예정이다. 2004년부터 시작된 PEF투자도 여전히 걸음마 단계여서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원자재 펀드 등 일반인들도 가입할 수 있는 대체투자 대상도 적지 않다.
A자산운용사 대체투자 운용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 등 정형화된 자산 투자로는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며 "연기금들이 나중에 기금이 고갈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어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한 방안으로 대체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블랙스톤은 지난해 9월 말 현재 운용자산 규모가 963억달러에 달한다. 투자형태는 경영권을 인수하고 차익을 붙여 되파는 전통적인 바이아웃(buyout)과 회사채, 성장주 투자, 기업 제휴 등 다양한 방식을 구사한다.